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10일 “김정은 체제가 시작되면서 북한의 전ㆍ현직 고위간부 자제들이 당ㆍ군ㆍ국가기구의 핵심 요직에 이어 차세대 실무 책임자층에도 다수 포진했다”며 “특히 현직 간부들의 자녀 가운데 상당수가 선호도가 높은 외교나 무역 분야 보직을 받거나 초고속 승진 등 인사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권력 대물림은 북한 고위층을 이른바 ‘운명 공동체’로 묶어 3대 세습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 확보를 염두에 둔 조치로 분석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당 대표자회 때 항일빨치산 자녀 등 전 고위층 2세들이 대거 지도부에 입성한 것이다. 김일성 주석과 절친했던 항일빨치산 출신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최룡해 당비서는 당 중앙위원과 중앙군사위원에 임명됐고, 군 대장 계급도 부여 받았다.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 오일정, 항일 빨치산 출신으로 국방위 부위원장을 역임한 오백룡의 아들 오금철 군 부총참모장은 당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당 중앙위 전문부서 부부장급과 내각 부상(차관)급에도 전ㆍ현직 고위급 자녀들이 실무 책임자로 선발돼 향후 지도층 발탁이 유력하다. 최재하 전 건설상의 아들인 최 휘는 최고 핵심부서인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김국태 당중앙검열위원장의 딸인 김문경은 외교관을 거쳐 당 국제부 부부장까지 올랐다. 전 김정일 주치의 리영구의 아들로 무역상을 역임한 리광근은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재직하다 최근 합영투자위원회 리철 위원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간부 자녀 또한 상당수가 근무여건이 좋은 외교나 무역 분야에 배치돼 보직 특혜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뇌부인 리영호 총참모장의 아들 리선일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사위 차동섭, 리철호,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의 아들 오세현 등은 모두 무역회사 책임자로서 외화벌이나 투자유치 같은 활동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권력 대물림이 확대되는 것은 김정은으로의 권력 안착을 위해 권력층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정권과 운명공동체로 묶어 충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