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기상품 대기업서 팔자/송장준 중기연구원 연구위원(여의도칼럼)

우리경제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불황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이 중소기업이 아닌가 한다.다음의 통계는 이 주장을 단적으로 뒷받침해준다. 현재 우리나라 종업원규모 5인이상 중소제조업체는 약 10만개로 추정된다. 9월말 현재 부도업체는 거의 1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중소기업의 근간이 흔들릴 우려마저 없지 않다. 중소기업이 겪는 심각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자금, 인력, 기술, 판매등 여러가지 측면의 종합적 해결책이 있어야 되겠지만 여기서는 중소기업의 판매부진해결의 한 방법을 모색해 보자. 현재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체중의 약 절반은 하도급구조체제에 편입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겪는 판매부진의 큰 원인중의 하나는 소비자들의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불신에 있다. 이는 다시 중소기업의 광고부족, 대규모 판매망의 부재, 아프터서비스에의 불신으로부터 나온다. 열악한 환경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에게 이 세가지 모두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유연성과 기민성이 있어서 틈새시장을 위한 상품, 아이디어상품, 나아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신제품개발에 대기업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이에 비해 대기업은 사업초기단계에서는 기민성·유연성의 부족, 규모의 경제 적용의 어려움등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여기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이 생성될 여지가 생긴다. 즉 중소기업은 신제품을 개발, 제작하고 대기업은 이 제품을 대기업이 구축한 대규모 판매망을 통해 판매하고 아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기업·중소기업간의 사업단계별 분업은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여 중소기업 판매난 극복에 상당한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대기업으로서도 사업의 영역확대로 인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런 종류의 대·중소기업간 협력 사례는 이따금 발견된다. 이 현상이 국내시장에서는 물론 해외시장에까지도 확산된다면, 이는 우리 경제난 극복에 적지 않은 기여가 될 것이고 나아가 건전한 기업문화가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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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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