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브라질, 너마저…’
올 상반기 고유가 덕에 수익률 호조를 보였던 러시아ㆍ브라질 펀드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이들 국가 증시가 글로벌 증시 동조화로 최근 한 달간 급락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 악화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브릭스 펀드에 여파가 크게 미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전일대비 3.61% 하락한 6만1,106.2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지난 5월20일 전고점(7만3,516.81) 대비 16.88%나 떨어진 것. 러시아 RTS지수 역시 5월19일 이후 9.34% 내리며 글로벌 및 아시아권 증시의 하락세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 각광 받았던 이들 국가 펀드의 수익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주식형자1’은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11.08%를 기록했고,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주식 1ClassA1’ 역시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8.67%로 내려갔다. 다른 러시아ㆍ브라질 펀드도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7~10%대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 여파는 브릭스펀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ㆍ인도 증시의 폭락에도 러시아ㆍ브라질 증시의 상승에 따른 분산투자 효과로 뛰어난 수익률 방어를 보여왔던 브릭스펀드가 ‘최후의 보루’였던 러시아ㆍ브라질이 무너지면서 수익률 악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
국내 최대규모 해외펀드 중 하나인 ‘슈로더브릭스’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11.29%로 추락한 것을 비롯해 국내 출시된 브릭스펀드들이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수혜국인 러시아ㆍ브라질마저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하며 글로벌 증시조정 동조화에 가담했다”며 “브릭스펀드의 경우 분산에 따른 기대수익률 저하로 향후 반등이 오히려 더딜 수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러시아ㆍ브라질의 자원 부국이라는 강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인 만큼 현재와 같은 조정국면이 그리 길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최근의 조정 분위기가 이들 국가 펀드에 신규로 들어가기 좋은 상황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