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4분기 실적 썰렁…추운장세 예고

이번주 뉴욕 증시의 골자는 '조정(Correction)'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주가를 떠받치는 힘보다는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이 더 강해, 지난주에 이어 내리막길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이번주 주요 이슈는 상장기업들이 4ㆍ4분기 실적을 투자자들에게 사전 보고하는 이른바 '어닝 워닝(Earning Warning)'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500대 상장기업의 수익이 4분기에 전년대비 19% 하락할 것으로 보았는데, 지난주에 나온 실적을 감안할 경우 수익이 기대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봄에 'V자형 경제회복'을 전제로 상승했던 현재의 주가가 기업 수익과의 불균형을 노출하면서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쏟아진 경제지표를 살펴보건데, 경기 하강 속도가 완만해져 저점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적 관측을 가능케 하지만, 경기를 끌어올리는 모멘템이 없다는 점에서 저점이 오래가는 이른바 'U자형' 회복이 예상된다. 주가 상승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을 토대로 할 때, 조정 국면도 상당히 길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조정 국면을 맞아 다우존스 지수 2.4%, 나스닥 지수 3.4%, S&P500 지수 3% 하락했다. 10월이래 주간 단위 하락폭으로는 최대로, 다우지수 1만포인트, 나스닥 2,000 포인트가 쉽게 무너졌다. 이번주 체크포인트는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 ▦일부 기술주에 다시 생겨난 거품 해소등을 꼽을수 있다. 또 비경제적 요인으로 오사마 빈라덴이 체포 또는 사망할 경우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 14일 뉴욕증시에 한때 빈라덴 체포설이 돌아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에 100 포인트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 4분기 실적 경고= 이번주 기업 활동의 포커스는 ▦17일 저녁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저녁 만찬 연설 ▦18일 폐장후 발표되는 인텔의 4분기 사전 실적 공개다. GE의 이멜트 회장은 잭 웰치 전임 회장이 그랬듯이 매년 연말에 뉴욕에 찾아와 애널리스트들을 모아놓고 내년도 경영 비전을 발표한다. 이날 이멜트 회장은 내년에도 10%의 수익 증대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텔의 4분기 실적 예상치 발표는 반도체 뿐아니라 전반적인 정보기술(IT) 산업의 경기를 가늠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주엔 루슨트 테크놀로지, 오러클, 시에나, 퀘스트, 아도비등 주요 IT 업체들이 4분기 실적 예상치를 공개했는데, IT 분야의 침체가 바닥을 형성했다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무색케 할 만큼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기술주 상승의 핵심 역할을 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지난 13일 하루에 7%나 가라앉을 정도로 기술주에 대한 새로운 공포심이 생겨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술주에 새로운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엔 제약회사인 머크, 카드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실적 악화를 경고, 지난주 블루칩의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번주에는 한국의 하이닉스 인수 협상을 진행중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8일 컨퍼런스 콜을 갖고, 모건스탠리, 골드만 삭스, 베어스턴스등 금융기관들이 실적을 공개한다. 나이키, 베스트바이, 페덱스, 나이키 등도 투자 설명회를 갖는다. ◇ 1월 랠리(January Rally) 기대= 크리스마스 전주엔 월가의 펀드매니저, 브로커들이 보너스를 타서 증권을 사두기 때문에 매년 '산타크클로스 랠리'가 나타난다. 그런데 올해는 보너스가 지난해에 비해 평균 30% 삭감됐기 때문에 매니저들이 주식을 살 여력이 줄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행스런 일은 주가 변동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체적인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 증시 주변의 머니마켓펀드(MMF)에는 현재 1조1,000억 달러의 자금이 대기하고 있다. 이는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의 9%로, 지난해 3월 주가가 최고점에 있을때 시가총액의 6%였던 것에 비해 방대한 양의 유동성이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뉴욕증시 사람들은 일단 연말까지 주식시장은 소폭 하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대기자금이 곧바로 몰려들지 않고, 1월에 대거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제 여건이 호전될 것인지 여부가 자금 유입의 관건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주에 미국 경제의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신규주택동향(11월) ▦산업선행지수(11월)등의 지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최종치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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