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만치료제시장 변화의 바람 불까

심혈관계 부작용 '시부트라민' 함유 비만약 전격 퇴출<br>걷기운동·식이요법 등… 非약물치료법 강화 전망<br>검증안된 민간요법 의존… 식욕억제제 남용 우려도


수개월간 병원을 오가며 비만치료를 해왔던 직장인 최모(25ㆍ여)씨는 최근 자신이 먹던 비만치료제의 시판중지 소식에 깜짝 놀라 먹던 약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대신 아침에 이전보다 30분 더 일찍 일어나 걷기운동량을 늘리기로 하고 식단도 저열량위주로 새롭게 다시 짰다. 최근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던 '시부트라민' 성분이 심혈관계 부작용 문제로 전격 퇴출됨에 따라 향후 비만치료 형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운동 및 식이요법 등 비약물치료법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긍적적인 전망도 있지만 비슷한 효과를 지닌 향정신성의약품(이하 향정)의 남용 및 검증 안 된 민간요법 등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 여러 곳에서 비만클리닉을 운영 중인 한 병원네트워크의 원장은 "시부트라민 성분을 처방 받던 환자들에게 약 복용 지속 여부를 묻는 문의가 많다"며 "약물요법 대신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으나 고도비만의 경우 향정 식욕억제제 등의 처방으로 대체할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부트라민 성분과 비만치료약물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제니칼(성분명 오를리스타트)'의 경우 지방흡수를 저해시키는 작용방식의 약물로 포만감을 줘 식욕을 억제하는 시부트라민과는 치료대상 비만환자군 자체가 다른 만큼 대체약물로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경희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시부트라민을 먹던 사람들이 유사한 효과를 원할 경우 '펜터민'이나 '펜디메트라진' 등 향정 의약품의 처방이 증가할 수 있다"며 "다만 이 약들은 장기간 임상연구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최대 3개월 정도의 제한적 처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의사입장에서는 효과가 좋고 안전했던 비만치료제인 시부트라민 성분의 퇴출이 매우 아쉽다"면서 "비만환자들이 병원에서 처방 받을 수 있는 약물이 제한돼 체중감량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 비만치료법에 매달리게 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비만환자들의 경우 약물치료는 비만치료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의 비만치료계획을 점검하는 한편 대용식을 활용하거나 운동처방을 받는 등 생활습관 개선과 식이요법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비만치료제 퇴출을 계기로 병원들도 이제는 단기간의 비만치료성과를 높이기 위한 약물처방위주의 치료패턴을 벗어나 운동 및 영양교육을 강화하는 등 환자중심의 비만치료 형태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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