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NN "美방사능 채취" VS 韓·日 "확인 못했다"

북핵실험 진위 논란 계속…WP "갱도 ㄱ자로 설계"

CNN이 지난 14일 미국 측이 함경북도 풍계리 상공에서 핵실험 뒤 나타나는 방사능을 채취했다는 보도를 한 뒤 우리나라와 일본은 여전히 ‘방사능’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북 핵실험의 진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9일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했다고 밝힌 뒤 8일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북한의 핵실험 여부는 ‘오리무중’에 빠져 있는 것. 핵실험의 조작 혹은 실패를 강조하는 이들은 핵실험을 단행했다면 으레 나타나야 할 ‘방사능’이 발견되지 않고 있고 통상의 핵실험에 비해 측정된 진도가 낮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핵실험 갱도를 ‘ㄱ자’로 만들 경우 방사능 유출량이 적다는 것과 초기 핵 기폭실험은 폭발량이 더 적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정도 차이는 있지만 북한의 핵실험이 성공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 결국 열쇠는 16~17일께 나올 미국 측의 방사능 분석 결과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CNN, 미국 측 방사능 확인=미국의 CNN은 14일 미국 측에서 동해상공에서 방사능을 확인했다는 보도를 했다. 핵실험 때와 일치되는 방사능량이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함경북도 풍계리 상공에서 탐지됐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발표 다음날인 10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의 핵폭발 탐지 항공기 WC-135기를 급파, 대기 샘플을 채취해 핵폭발시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을 탐지해왔다. 검출된 방사능 물질을 정밀 분석하는 데 2~3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번 핵실험의 규모도 늦어도 17일께 소상히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갱도 설계, 핵 폭발 규모 따라 방사능 유출 적을 수도=진위의 키가 방사능 유출 여부에 쏠리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갱도, 핵실험 규모에 따라 방사능은 달라질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14일 한 핵 전문가의 말을 인용, ‘ㄱ’자 터널 이론을 전했다. 핵실험을 위해 파놓은 수평 터널의 끝 부분에서 다시 수직으로 파내려갈 경우 방사능이 대기중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도 북한의 갱도를 구축하는 능력을 감안할 때 ‘ㄱ’자 터널 구축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방사능 유출에 대한 기준도 대체적으로 수평 터널에 준했다는 것. 한 민간 전문가는 “북한의 핵실험 능력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고려할 것은 북한은 이미 90년대 초부터 핵을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는 점이고 이는 예상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르피가로, “북 핵기술 자족단계”=이 같은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의 일간지 르피가로는 북한이 러시아ㆍ중국ㆍ파키스탄 등의 도움을 받아 상당한 핵기술을 축적해왔다고 보도했다. 때문인지 러시아는 북한의 핵실험 직후 북 핵실험의 폭발규모가 5,000~1만5,000톤에 이른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는 폭발규모가 1,000톤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국내 연구진 등의 분석과는 5~15배의 차이다. 일각에서는 북한 핵실험에 러시아의 기술이 상당 부분 전수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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