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전면전의 선언

제3보(33~48)


백34는 전면전의 선언이다. 이 돌을 즉시 움직이느냐 아니면 버리고 두느냐에 따라 바둑의 양상이 전혀 달라진다. “내가 백이었으면 아마 살리지 않고 죽죽 밀어버렸을 겁니다.”(안조영) 참고도1의 백1 이하 11까지를 말함이다. 안조영은 이세돌이 그렇게 둘 줄로만 생각했다. 그리고 즉시 흑12로 쳐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조영의 생각은 빗나갔다. 흑35는 무조건 이렇게 고개를 쳐들어야 한다. 백36은 예정된 공격. 여기서 안조영이 초읽기에 몰렸다. 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1인당 10분. 그러므로 초읽기에 몰리는 것은 운명적이다. 안조영은 참고도2의 흑1, 3으로 모양을 정비할까, 아니면 실전보의 흑37로 즉시 쳐들어갈까를 놓고 망설였다. “나도 모르게 손이 그곳으로 가더라구요.”(안조영) 흑37은 초읽기에 쫓겨서 둔 수였다고 한다. 참고도2처럼 두다가는 자칫하면 상변이 모두 백의 확정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안조영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그러다가 초읽기에 쫓기자 손이 상변으로 저절로 가더라는 얘기였다. 이세돌은 백38 이하 44를 선수로 활용하고 나서 백46, 48로 강공에 나섰다. 검토실에 모여앉았던 응원부대가 부산해졌다. 이세돌팀(제일화재)의 송태곤, 김지석, 안달훈, 김혜민과 안조영팀(신성건설)의 목진석, 김승준, 루이, 양재호가 총출동하여 검토실에서 갖가지 가상도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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