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권단 몫많아야 20억달러

■ 채권단 이해득실분배기준 조정 진통 예고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40억달러 수준에서 매각협상을 최종 타결할 경우 채권단의 이해득실은 '빚잔치(채권회수 및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일단 '득(得)'을 따지자면 빚잔치를 통해 일정 규모의 채권을 회수하면서 미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고 반대로 '실(失)'은 대손충당금을 뺀 나머지 채권이 당장 추가손실로 돌아온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채권단 사이에서는 특히 40억달러 규모의 매각대금에 대해 별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 못 된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부 신용채권자들은 벌써부터 '헐값매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그나마 40억달러 전체를 채권회수에 사용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중 채권단에 돌아올 몫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여 이후 이해를 조율하는 데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채권회수 비율 최고 40~70% 안팎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매각대금을 40억달러 수준으로 잡을 경우 담보채권자는 70~80%, 무담보채권자는 40%의 안팎의 채권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의 관례 등에 비춰볼 때 채권비율에 따라 담보채권자는 100%, 무담보채권자는 신용채권 규모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대금을 분배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며 "이 경우 채권회수 비율이 크게 떨어지는 무담보채권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안팎에서는 주요 채권은행들이 이미 출자전환했던 전환사채(CB)를 분배기준에 포함시키느냐의 여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이 분배기준을 확정하려면 은행권과 투신ㆍ종금사 등 12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와 전체회의에서 3분의2 이상, 채권액 기준으로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 매각대금 규모ㆍ분배기준 따라 천차만별 그러나 채권단으로 실제 돌아오게 되는 몫은 매각대금 40억달러에 훨씬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40억달러에 타결된다 해도 미국 유진공장 부채 10억달러를 제외할 경우 30억달러만을 나눠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채권단이 모두 돌려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메모리뿐만 아니라 마이크론이 잔존법인의 시설투자에 투입할 돈까지 포함할 경우 40억달러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은 채권단이 매각대금을 독식해선 안된다고 '선수'를 치고 나왔다. 이 경우 채권단에 돌아올 몫은 많아야 20억달러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순한 매각금액 외에 채권단에 어느 정도 득으로 돌아올 수 있는 다른 조건들이 없다면 대다수 채권기관들로서는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매각대금 자체가 적은 상태에서 이를 담보ㆍ무담보에 따라 다시 쪼개고 거기다 신규지원이나 부채탕감 등 추가 채무조정까지 거론된다면 채권단 내부의 이견을 조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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