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의도 훔쳐보기] "선두 후보 잡아라" 새누리 단일화 바람

부산 권철현·박민식, 경북 권오을·박승호 합치나

여론 이끌며 경선 흥행 포석

후보들 경선 비용도 큰 부담


여의도 훔쳐보기-새누리당의 단일화 바람

6·4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새누리당의 광역단체장 후보간 짝짓기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야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후보 단일화 바람이 새누리당에까지 전면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경기지사 경선의 경우 남경필 의원에 뒤쳐져 있던 예비후보 3인(김영선 전 의원·원유철 정병국 의원, 가나다순)이 중앙당에 ‘2배수 후보 압축’을 요구함에 따라 5~6일 여론조사를 거쳐 7일 단일화 결과가 발표된다. 세 사람의 단일화는 원 의원의 전격적인 제안에다 김 전 의원의 중재, 정 의원의 화답으로 이뤄졌으나, 정 의원은 마지막까지 단일화라는 표현은 거부했다.

세 예비후보는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동안 6일 너도 나도 앞다퉈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최적임자라는 점을 호소했다. “ 남북문제 해결과 1인당 4만달러 시대, 제도적·사회적 혁신을 위한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김 전 의원)”, “경기도의 규제 철폐를 통한 대한민국 경쟁력 회복, 세 예비후보간 정책연대(원 의원)”, “경기북부경찰청 신설과 IT(정보기술)와 빅데이터 접목을 통한 안전·안심 경기도 만들기(정 의원)”를 내세웠다.


지난 4일에는 충북지사 경선에서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사퇴하며 윤진식 의원을 밀어주기로 함으로써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기용 전 충북교육감도 앞서 자진사퇴했다. 이에 따라 윤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시종 충북도지사에 맞서 조기에 본선 체제를 구축하는 효과를 올리게 됐다..

관련기사



경북지사 경선에서도 김관용 현 지사에 맞서 권오을 전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김 지사의 아들 병역비리와 석사논문 표절의혹, 측근 뇌물비리 등으로 경선이 파행을 빚고 있다”고 주장하며 당 클린공천감시단의 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경선일정 중단을 요구했다.

부산시장 경선의 경우 현재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서는 친박 핵심 서병수 의원에 맞서 40대 후반의 박민식 의원과 친이명박계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간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미니 단일화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충남지사 경선에서는 이명수ㆍ홍문표 의원과 정진석 전 의원 등이 다투는 상황에서 2010년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박상돈 전 의원과 이번에 예비후보로 나선 전용학을 전 의원 등이 정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강길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경합하는 울산광역시에서는 최근 박맹우시장이 7·30 보선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사퇴하며 김 정책위의장지원설이 돌자 경선에서 컷오프됐던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강 의원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이같은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여론의 주목을 끌며 흥행을 거두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선에서 뒤져있는 후보들은 단일화를 통해 1위 후보를 추월할 수도 있고, 설령 단일화에서 지더라도 명분을 챙길 수 있다. 실리 측면에서도 광역단체장 경선 후보로 정식 등록하고 끝까지 뛰려면 조직가동과 선거 홍보물 비용 외에도 당의 경선비용까지 전체적으로 수 억원대를 후보가 내야 해 조기에 결판을 낼 필요가 있다. 현행 선거법상 여야 후보가 맞붙은 본선에서 15% 이상 득표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비로 후보에게 선거비용을 보전해주지만 경선비용은 오로지 후보가 부담해야 한다. 최근 여야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정치자금 모집을 위해 원금보전과 이자지급을 약속하며 펀드를 모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새누리당의 단일화 바람은 그동안 여권이 야권의 단일화에 대해 “정략주의적 발상”이라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다. 여당은 과거 야권의 1997년 대선의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 연합,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2010년 6월 지방선거와 2012년 4월 총선 단일화, 12월 대선의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최근 민주당과 안철수당의 합당(새정치민주연합)까지 매번 비난공세를 퍼붓곤 했다. 여권도 지난 1990년 집권 민정당과 야당인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간 3당합당을 통해 호남이 중심이 된 야권을 고립시키고, 2012년 대선정국에서도 보수대연합 차원에서 선진통일당과 합당을 했으나 그동안 야권에서 단일화라는 얘기만 나와도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야권이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을 거듭해 온 것에 비해 최근 여권의 단일화는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1위를 상대로 2위 이하 후보들이 하나로 힘을 합치고 있는 게 차이점”이라면서도 “하지만 여권도 필요하면 보수대연합을 위해 후보단일화나 합당을 해온 만큼 야권의 민주대연합 시도나 후보 단일화를 비난만 할 수는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