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05 한국품질혁신우수기업] 글로벌 경쟁 '高품질'로 넘는다

싱글 PPM·불량률 제로 도전등 품질경영 급속히 확산…노사도 '상생의 관계' 정립 절실

급변하는 세계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의 산업은 심각한 글로벌 경쟁의 도전에 놓여 있다. 특히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세계 생산기지화는 한국의 제조업 전반에 대해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다른 경쟁국 기업들도 기술 선진화와 함께 첨단 경영기술을 도입,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서 ‘품질은 유럽ㆍ일본, 가격은 중국 수준’을 요구받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토지, 노동, 자본의 3대 자원은 더 이상 국제적인 원가경쟁력을 유지시켜주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제 저가격 개발도상국 기업이 아니라 품질로 승부를 거는 선진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품질경영은 이제 1만 달러 시대의 저가격 제품경쟁력의 패러다임을 2만 달러 시대의 고품질 시장경쟁력 패러다임으로 이행시키는 원동력이다. 이계형 표준협회장은 “기술의 급격한 변화 등에 의한 경제환경 급변으로 품질이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경영은 최고경영자의 핵심요소= 품질경영은 생산라인에서 무작위로 골라낸 제품을 검사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수준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협의의 개념은 오래 전에 뛰어넘었다. 서비스와 프로세스의 영역에서 품질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고객의 요구를 예상해 이를 제품에 구현하는 것까지 품질경영의 외연은 확대되고 있다. 또 리더십 전략기획 인력관리 등 경영 전반에 품질경영의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품질경영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생산직 노동자, 고객접점 부서, 노동조합 등 전사를 망라한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품질경영 의지와 실천노력은 핵심요소로 꼽힌다. 대표적 품질경영 이론인 ‘6시그마’가 ‘생산 공정상의 무결함운동’에서 시작해 ‘인간 사고’의 범주로까지 승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가경쟁력 유지 대안= 지난 3년간 원ㆍ달러 환율이 1,300원에서 1,000원 수준으로 23% 가량 떨어졌지만 한국의 수출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지난 해에도 원화가 10% 가량 절상됐지만 무역흑자는 2003년 155억 달러의 두배인 298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등 주요 수출품목의 경우 가격경쟁력 외에 품질경쟁력까지 확보한 데다 시장 다각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환율의 영향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는 머잖아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한국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국내 부품산업의 기술경쟁력은 일본의 77% 수준에 불과하다. 생산기술 수준(79%)이나 품질경쟁력(86%)은 이 보다 나은 편이지만 부품설계능력(71%)과 생산설비 수준(73%)은 훨씬 뒤처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월당하지 않으려면 앞선 기술과 품질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만이 대안이다. ◇무한경쟁 헤쳐나갈 생명줄= 중소기업들에 있어 품질경쟁력은 가격경쟁력과 함께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버팀목이자 생명줄이다. 이에 따라 적잖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제품의 불량률을 100만개당 10개 미만, 즉 한자릿수로 관리하기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싱글PPM(Single Parts Per Million) 품질혁신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불량률 제로(Zero)를 추구하는 100% 완전제품화를 목표로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제ㆍ사회적인 관련성은 마차의 두 수레바퀴와 같아서 어느 한 쪽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나머지 한 쪽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더구나 우리나라 국민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중소기업의 사업체수는 295만개로 전체 사업체수의 99.8%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은 1,039만명으로 전체 고용의 86.7%를, 생산은 50.8%를, 수출은 42.2%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튼튼하게 하고 당면한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이 무엇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노사관계 개선 절실= 최근 품질경영에서 보여준 우리 기업들의 성적표는 일본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징조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의 생산현장을 보고 돌아간 일본의 산업전문가들은 한국의 생산현장은 현재와 같은 노사구조 아래서는 일본의 1950년에 비교될 정도라고 혹평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생산현장에서는 올바른 품질경영이 정착되기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신 노사관계만 정착되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산업의 경쟁력 약화 요인을 치유하고 세계화를 통한 선진국 진입을 이룩하려면 품질경영을 전 산업으로 조속히 확산시키는 길 밖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 세계시장은 소비자 욕구의 고급화ㆍ다양화에 따라 종래보다 한 차원 높은 품질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품질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만이 21세기 주역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총체적 원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상품ㆍ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업 경영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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