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경, 비무장 어업지도선에 '주눅'

불법조업 中 어선 나포 태안ㆍ군산해경 42척 vs 어업지도선 56척

비무장 상태나 다름없는 어업지도선이 올해 불법 조업 중국 어선 56척을 나포하는 성과를 올려 42척을 나포하는데 그친 태안ㆍ군산 해양경찰을 주눅들게 하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지도사무소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12척을 나포했다. 쇠파이프ㆍ삽 등을 휘두르며 극렬하게 저항, 무장 특공대원까지 탑승한 해경 경비정이 출동해도 나포가 쉽지 않다는 무허가 어선도 포함됐다. 서해에 떠 있는 어업지도선 15척 가운데 중국 어선을 잡을 수 있는 선박은 1,000t급 이상 3척 정도다. 이 선박이 올해 불법 조업 혐의로 나포한 중국 어선은 56척으로 작년(12척)의 4.7배나 된다. 특공대가 탄 태안ㆍ군산해경 경비정이 나포한 42척보다 훨씬 많다. 어업지도선이 이처럼 많은 불법 중국 어선을 ‘맨손’으로 나포할 수 있었던 것은 담당자들의 사명감과 노하우 덕분. 중국 어선이 해경보다 어업지도선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한 몫 했다. 무궁화 15호 김규섭(59) 선장은 "강하게 저항할까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라면ㆍ수건 등을 주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서 선박에 올라 검색한다"면서 "겁이 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 어업지도선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 비무장으로도 많은 불법 선박을 나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규진 서해어업지도사무소장도 "어업지도선에 탄 15명의 공무원은 국내 불법어로 선박 100척을 단속하는 것보다 싹쓸이식 어로로 자원을 남획하는 중국 어선 1척을 잡는 것이 수산자원 보존에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몸을 사리지 않는다"며 "직원들의 안전이 걱정돼 전화하면 새까맣게 몰려와 우리 어장에서 고기를 잡는 중국 어선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신안군 흑산도ㆍ홍도ㆍ가거도 인근 해역에는 멸치 어장이 대규모로 형성돼 100~200t급 중국 어선이 선단을 이뤄 조업하고 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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