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0층 이상 초고층 사옥 건립은 주요 그룹들의 '숙원사업'이었지만 인허가 당국과 인근 주민의 반대, 유동성 문제 등으로 번번이 무산돼왔다. 현재 100층 이상 건물을 올리고 있는 곳은 롯데그룹 한 곳뿐이다.
우선 20년 묵은 삼성그룹의 초고층 개발 꿈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1995년 통합사옥 역할을 할 지상 102층(396m)의 오피스 빌딩을 짓기 위해 강남구 도곡동 전투경찰 훈련부지 3만6,000여㎡를 서울시로부터 사들였지만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후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2007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8조원에 따냈지만 이 역시 최대주주 코레일과 자금조달 방식에 이견을 보이면서 주도권을 내려놓게 된다. 삼성은 한전 부지 매입을 위해 이미 2009년 포스코와 함께 114층 초고층 빌딩 개발 사업제안서를 한국전력에 제출하기도 했으며 2011년엔 삼성생명이 인근 감정원 부지(10,980㎡)를 2,436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차그룹의 초고층 사옥에 대한 열망도 삼성 못지않다. 현대차그룹은 2006년 성동구 뚝섬 삼표레미콘 부지(3만2,548㎡)에 110층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특혜 시비와 서울시의 엄격한 높이관리 기준을 넘지 못하면서 올 초 공식적으로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상암 DMC 랜드마크 부지 등 초고층 빌딩 건설이 가능한 곳을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전 부지가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삼성의 품에 안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편이다. 삼성은 이미 삼성생명을 필두로 하는 컨소시엄 구성안 등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까지도 마련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통합 사옥 마련 필요성이 큰 현대차그룹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층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뿐만 아니라 향후 9호선, GTX, KTX, 잠실운동장 개발까지 고려하면 한전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주요 그룹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