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자영업 대출에 혈안

[위기의 자영업] <1> 고용 대박 속 감춰진 진실<br>신규대출 64% 차지… 부실위험 확대 우려

올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되자 은행들은 자영업자 대출 확대로 물꼬를 트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올해 늘어난 대출금 3분의2가 자영업자 몫일 정도다.

예금은 쉴 새 없이 늘어나는데 대출이 마땅치 않자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자영업자 대출을 늘려서라도 자금을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ㆍ우리ㆍ국민ㆍ하나ㆍ농협ㆍ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지난 6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3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대출증가의 속도다. 자영업자의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6조4,000억원(4.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가계대출 증가율(0.7%)의 7배에 달한다. 기업대출 증가율(1.9%)에 비해서도 3배 가까이 높다. 더욱이 자영업자의 신규 대출증가 비중은 올해 전체 대출증가액(9조9,000억원ㆍ신규 기준)의 64.4%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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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영업자 대출의 급증은 자영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탓도 있다. 예컨대 5월 말 현재 자영업자 수는 585만명으로 일 년 새 16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증가 수의 60%를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5인 미만 영세업체가 차지했을 정도다.

근본적으로는 예금은 늘지만 대출수요처를 찾지 못한 은행이 자영업자 대출에 올인한 영향도 크다. 실제로 6대 시중은행의 예ㆍ적금 등 수신 증가액은 올해 들어 6개월 새 3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4,000억원, 자영업자를 제외한 기업대출 증가액은 1조9,000억원에 불과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집값이 내려가니 주택대출 수요도 뚝 떨어지고 경기침체로 기업의 설비투자 수요도 크게 줄었다. 영업을 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무슨 대출이든 가릴 처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의 확대가 은행의 부실위험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크다. 자영업자의 연체율마저 최근에는 높아졌다. 5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17%로 지난해 말(0.8%)보다 크게 올랐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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