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9월 6일] '中 모델'의 등장과 '한국모델'의 모색

"지난 1949년은 사회주의가 중국을 구했고 1979년에는 자본주의가 중국을 구했지만 1989년은 중국이 사회주의를 구했고 2009년에는 중국이 자본주의를 구했다." 중국의 지식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이다. 이는 미국에 필적하는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발전이 이제 전지구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됐음을 선언하는 것일 뿐 아니라 중국 발전모델의 독특함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개혁과 발전 과정의 독특한 특징과 성과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중국 국내외 학계에서 논의되는 '중국 모델(Chinese Model)'의 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모델은 시장경제를 수용하고 사회적 다원화는 인정하면서도 공공 소유의 틀은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고 이를 명분으로 공산당 일당 지배의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를 고수하는 중국의 발전과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에 입각한 '신자유주의 모델'이 유효성을 상실해가는 세계사적 전환기에서 중국 모델의 부상은 공공성이 회복된 새로운 발전모델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중국 모델의 부상은 중국 내의 사회적 모순들을 은폐하는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해 전세계적인 민주주의 발전과 확대의 기회를 무력화하는 위협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중국 모델이 신자유주의 모델의 진정한 대안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중국 모델의 등장을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찾는 계기로 삼을 필요는 있다. 그 방향은 공동체의 복지와 안정을 중시한 동아시아의 전통을 살려 경제적 공공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모든 영역에서의 민주주의가 확대 발전되는 쪽이어야 한다. 이를 한국이 주도해 '한국 모델(Korean Model)'이라 부를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한국 모델이 등장하면 동아시아 질서에서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커질 것이다. 한국이 오늘날 경제적인 공공성을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심화시켜야 할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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