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유럽기업 'FTA 허브 한국'으로 몰려든다

한국서 생산땐 한국산 인정<BR>미국·호주·인도시장도 무관세로 공략 가능해져<BR>공장설립등 투자 줄이어


전세계 자유무역협정(FTA)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지역적 이점을 노리고 외국 기업들이 잇따라 한국 투자를 타진하고 있다. 한국에 공장을 설립하면 한국산으로 인정돼 우리의 글로벌 FTA 네트워크를 타고 무관세로 세계시장 공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7월 발효를 앞둔 한ㆍ유럽연합(EU) FTA를 계기로 유럽 기업들의 대한(對韓)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스웨덴의 가구조립 전문업체 I사는 최근 한국에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부지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서울 및 경기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입지효과를 알아보고 주변 가구단지도 둘러봤다. 이탈리아의 자동차부품 업체 S사는 국내 관련 업체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해 대상 기업을 물색 중이다. 유성기업 파업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 핵심부품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찾고 있다. 이미 한국시장에 진출한 영국의 유통업체 T사 역시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9일 "세계 10대 교역국 사이의 FTA는 한ㆍEU, 한미가 처음"이라며 "글로벌 FTA 네트워크의 이점을 노리는 외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럽 기업들은 한ㆍEU FTA의 혜택은 물론 향후 미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한국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지금까지 FTA가 우리 수출에 기여한 측면이 컸다면 앞으로는 투자유치 등의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한국산으로 인정받아 미국ㆍ호주ㆍ인도 등에 무관세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FTA 허브 전략은 세계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는 EU 및 미국과 FTA를 발효하고 아시아ㆍ중남미ㆍ호주 등 다른 각국과도 FTA를 체결해 우리나라가 세계 자유무역의 중심이 되자는 것이다. 7월 한ㆍEU FTA가 발효되고 올해 안에 한미 FTA를 양국이 비준한다면 FTA 허브는 뼈대를 갖추게 된다. 이 경우 우리나라와 FTA를 맺은 국가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가 돼 명실상부한 FTA 허브로 발돋움하게 된다. EU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제조업부터 서비스 분야까지 다양하다. 진출방법 역시 공장설립에서 M&Aㆍ투자확대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체들은 한국 생산을 통한 해외 수출시 우리가 다른 국가들과 체결하고 있는 FTA를 활용해 무관세나 관세인하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외국 기업들이 아시아 거점기업을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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