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회의실에서 '쉬는 날 개선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명절ㆍ휴일ㆍ휴가제도를 종합적으로 짚어보자는 취지로 대체휴일제를 비롯해 연중 자율휴가 도입 등이 논의됐다.
이날 '휴일제도 개선 방안' 발표자로 나선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먼저 "우리나라의 공휴일은 연 16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3일에 비해 많은 편이며 미국 10일, 일본 15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체휴일제 도입이 쟁점이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비용이 발생하며 근로자와 기업ㆍ정부부처 간에도 입장 조율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지난 10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단축되고 있으므로 부작용의 최소화를 위해 근로시간 단축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체휴일제 시행에 신중한 자세를 취해줄 것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역시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면 대체휴일제 도입보다 잔업ㆍ특근 등을 조정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대체휴일제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설ㆍ추석 연휴 등에 한해 도입 범위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체휴일제로 휴가 일수를 늘리거나 연차휴가비를 지급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휴가 사용에 초점을 둔 자율휴가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덕기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직장인 연차유급휴가 사용률은 46.4%로 주어진 휴가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휴가 사용의 어려움으로는 직장 내 경직적 분위기가 42.0%로 가장 큰 이유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ㆍ사회정책본부장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휴가는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연차휴가비를 지급하기보다 근로자들이 눈치 안 보고 자율적으로 휴가를 쓰도록 권장하는 휴가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이번 세미나 개최 취지와 관련, "명절ㆍ휴일ㆍ휴가 등 쉬는 날에 잘 쉬어야 개인 삶의 질도 향상되고 경쟁력도 높아진다"며 "보다 합리적으로 쉴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