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1군에 전격 합류한 이승엽(롯데 마린스)이 올 시즌 멀티플레이어로 활로를 모색한다.
이승엽의 통역인 이동훈씨는 "롯데 마린스는 사실상 1루수 후쿠우라를 빼놓고는대부분의 선수들이 여러 가지 포지션을 담당하는 멀티플레이어들이다. 이승엽 또한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4일 말했다.
지난해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았던 이승엽은 올 시즌 바비 밸런타인 롯데 감독의 지시에 따라 외야수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3일 1군 복귀 첫 무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는 지명타자로 나서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1안타로 1타점을 올렸다.
이동훈씨는 "아무래도 첫 경기다 보니까 밸런타인 감독이 이승엽을 지명타자로기용한 것 같다. 하지만 선수들이 특별히 정해진 포지션 없이 경쟁하고 있어 앞으로지켜봐야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1루는 후쿠우라가 붙박이로 고정됐기 때문에 이승엽에게는 올 시즌 외야수와 지명타자의 자리가 번갈아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초 이승엽은 스프링캠프 초반에 외야수로 좋은 출발을 보여 주전 자리를 꿰찰것을 보였지만 지난 2월 목과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급격히 흔들려 시범경기를 20타수 1안타에 그쳐 2군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2군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수비와 배팅 훈련으로 재기를 노려왔고 이를 눈여겨본 밸런타인 감독은 10여일만에 이승엽을 다시 1군에 올렸다.
이에 따라 힘들게 1군에 복귀한 이승엽은 베니 아그베아니, 매트 프랑코 그리고메이저리그 경력의 발렌티노 파스쿠치 등 한방을 보유한 용병들과 치열한 자리 다툼이 불가피하게됐다.
특히 밸런타인 감독이 상대 투수에 따라 타자를 바꾸는 플래툰시스템을 비교적애용하는 편이라 왼손 타자 이승엽은 상대팀에 따라 다양한 보직을 감당할 능력을갖춰야한다.
이승엽은 소프트뱅크전이 끝난 뒤 일본기자들에게 "내게도 언젠가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고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왔다. 컨디션은 좋은 상태며 1년 내내 유지하는게 목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