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정면 겨냥한 미국 정부의 역외탈세 조사가 이스라엘과 중국으로도 확대될 태세이다.
미 법무부와 국세청(IRS)은 스위스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타국 은행들의 비밀계좌에 자산을 옮겨놓도록 조언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레우미은행과 중국 초상은행(招商銀行)의 계좌정보를 받았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조세범죄 전문 변호사를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스위스 은행들은 미 세무당국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고객들에게 미 당국에 계좌내역을 신고하는 대신 이 같이 자산을 빼돌리도록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세무당국은 아직 두 은행에 대해 탈세방조 등의 혐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 정부는 “(역외탈세와 관련해) 어떠한 은행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만큼 미 당국의 향후 조사 가능성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레우미은행은 조사 사실을 인식하지 몰랐다고 해명했으며 초상은행 측은 중국 본사에 관련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FT는 미 당국의 역외탈세 조사 확대는 IRS의 해외 은닉계좌 자진신고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뉴질랜드와 호주, 인도, 바하마, 케이맨 제도 등에 자산을 은닉한 미국인 1만4,000여명이 역외계좌를 신고했다.
자진신고가 확산되면서 미 당국은 해외 조세피난처에 대한 조사와 제제를 진행하는데 중요한 도움을 얻었다고 FT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