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백척간두에서

제13보(225~260)


백28로 흑 7점이 우두둑 떨어져나갔다. 최철한이 흑29로 되따내자 뤄시허는 백30으로 응수를 물었다. 우변을 백이 차지할 수만 있다면 중앙의 대마를 모두 희생시키더라도 계가가 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최철한은 1분쯤 생각하더니 흑31로 강경하게 받았다. 우변을 모두 내주어서는 흑이 진다고 판단한 것. 그러나 흑31은 최후의 패착이었다. 이 대목을 김성룡9단의 해설로 들어 본다. “백30은 일종의 트릭이었다. 최철한이 그 트릭에 넘어갔다. 뤄시허가 이미 운명처럼 되어 버린 3패무승부를 허물기 위해 공작을 한번 꾸며 본 것인데 그 공작을 성공시켜 주었다.” 백척간두에서 두 절정 고수가 칼끝을 맞대고 있었다. 승부는 무승부로 이미 판가름나 있었다. 꼭 이기려고 들면 자기가 도리어 지게 되어 있는 절묘한 운명이었다. 그 와중에 아기돼지 뤄시허가 슬쩍 엉덩이를 비틀며 트릭을 시도했다. 독사 최철한이 어이없게도 그 트릭에 넘어간 거다. 흑31로는 참고도의 흑1에 물러났어야 했다. 그것이라면 백은 12로 (7…5의 아래. 9…6의 아래) 따내게 될 터인데 이 코스는 흑승이 된다. 따라서 뤄시허는 참고도의 백10을 시도하지 못하고 3패무승부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실전은 흑이 중앙의 백을 모두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놀랍게도 계가의 결과는 백의 낙승이었다. (29, 46…28의 오른쪽. 34…29의 오른쪽. 42…28. 44, 49…43의 아래. 45…44의 아래. 47…43. 51…48의 아래. 53…25. 56…31.) 260수이하줄임 백7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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