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

내일 첫개최 '투명경영실천 포럼' 매년 정례화<br>1세대 분식회계 경영권 방어위한 측면도 많아<br>재기지원 자격요건 '신용회복 前단계' 로 완화를


[월요초대석] 조현정 벤처기업협회장 내일 첫개최 '투명경영실천 포럼' 매년 정례화1세대 분식회계 경영권 방어위한 측면도 많아재기지원 자격요건 '신용회복 前단계' 로 완화를 대담:남문현 성장기업부장 moonhn@sed.co.kr 정리=이상훈기자 shlee@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관련기사 • [월요초대석] 조현정 발자취 • [월요초대석] 벤처기업협회 내달 설립10년 “벤처의 정체성을 투명성에서 찾도록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22일 처음 갖는 벤처기업 ‘투명경영실천포럼’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조현정(48) 벤처기업협회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 가동된 정부의 벤처 드라이브 시책을 꼼꼼히 점검, 보완하기에도 버거운 와중에 대표적인 벤처 1세대 기업인의 분식회계 파문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는 벤처기업의 수장으로서 이번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도 지금의 사태가 투명경영으로 한 걸음 전진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조 회장은 “사회 전반적으로 깨끗한 기업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시점에서 잘못된 과거는 털고 분식회계의 싹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은 제도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계의 자정의지가 중요한 만큼 이번 포럼에 많은 벤처기업인의 참가를 당부 드린다”며 “앞으로 포럼을 연례행사로 발전시켜 투명경영이 확실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월 5대 협회장에 취임한 뒤 의욕적으로 활동 중인 조 회장을 강남 협회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번 투명경영실천포럼 발족은 업계의 자정 움직임을 집대성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포럼의 의미와 앞으로 운영계획은. ▲협회는 벤처윤리위원회 주관으로 윤리학교를 열어 회계 및 리스크 관리교육을 실시해왔습니다. 올해도 3번 행사를 가졌죠. 포럼은 이런 행사의 연장선입니다. 그런 만큼 일회성이나 요식행사로 그치지는 않을 겁니다. 첫 행사를 시작으로 지방을 가릴 것 없이 매년 정례적으로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특히 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주제발표를 하는 등 정부 쪽에서도 관심이 큽니다. 벤처기업협회의 지엽적인(로컬) 행사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회장께서는 벤처 1세대로서 분식회계 파문 당사자들과 함께 협회 일을 맡아왔습니다. 이번 분식회계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이번 사태는 환경적 요인이 컸습니다. 2000년 3월 2,834포인트(현 지수기준 환산)였던 코스닥지수가 그 해 말에는 525포인트까지 거꾸러졌습니다. 벤처 1세대들은 지수 500~700포인트 사이에서 대부분 회사를 상장시켰습니다. 그만큼 타격이 컸죠. 나중에 유상증자할 때 구주를 팔아 신주를 사는 부류와 구주를 금융권에 맡기고 신주를 사는 부류로 갈렸죠. 후자가 나쁜 쪽이 아니라 지분이 적었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상 구주를 못 팔았던 것입니다. 혹자는 이들이 회사 일은 뒷전이고 외부활동에 매진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들 하는데 당시 상황을 아는 분들은 그런 얘기를 안합니다. 외부활동도 코스닥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잘못이 있고 분식회계 고백도 좀더 빨랐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어쨌든 향후에는 이 같은 일이 없어야겠지요. 다행인 점은 이번 사태의 경제 파급효과가 적다는 것입니다. 코스닥시장도 전혀 영향을 받고 있지 않고요. -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무한책임을 묻는 제도적 관행을 시정하고 기업공개(IPO) 단계에서 대주주의 구주매각을 일정 범위 내에서 허용해달라고 건의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기술을 가지고 담보를 했으면 그것으로 끝내야지 CEO에게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좋은 CEO를 모시고 싶어도 보증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처럼 보수를 많이 줄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연대보증제도의 보완을 요구하는 겁니다. 당장 제도개선이 쉽지는 않겠지만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등이 먼저 행동을 취해주기를 바랍니다. 구주 매각도 현재는 상장 후 6개월 후에나 주식을 일부 팔 수 있고 2년이 지나야만 다 팔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대주주는 기업공개(IPO) 1년 전부터 지분변동이 없어야 합니다. 돈이 가장 필요한 1년반 가량에 돈을 융통할 수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일부 사장들이 차명계좌를 동원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죠. IPO에 들어가기 전 일부분 주식매각을 허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본금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에 한해 내년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소액주주 청구권이 국회를 통과해 지금도 CEO의 결정적 경영실수에 대해서는 소송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의 상장기업에 대한 분식회계 집단소송제도는 오는 2007년까지 유예된 거죠. 과거에는 회계법인과 기업간 유착도 적지않았던 게 사실입니다만 현재는 소송제도 탓에 힘듭니다. 회계결산도 연간 2번에서 4번으로 바꿨고요.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해서는 다산회계법인과도 업무제휴를 맺었고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을 권장할 것입니다. -정부가 내년 말까지 종전의 분식회계를 자진신고, 시정하면 감리면제 및 제재완화를 약속했는데요. ▲분식이 완전히 덮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영원한 비밀은 없습니다. 정부가 기획조사는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기적인 조사나 은행권 조사는 실시되는 만큼 발각되기보다는 내년 안에 해당 업체들이 자진 신고하길 바랍니다. -벤처경영 재기지원제도의 자격요건을 완화시켜달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정부 등에 제도보완 등을 바라는 게 있다면. ▲벤처경영 재기지원제도는 건전한 실패자를 살리자는 취지입니다. 문제는 신용회복자를 조건으로 걸고 있다는 것이죠. 만약 채무가 20억원이고 10억원밖에 갚을 여력이 없는 예비 기업인이 있다면 현재로서는 이 제도의 덕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용회복 전 단계로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용회복 직전에 평가해 지원해주고 사업이 잘된 후에 벌어서 갚도록 해달라는 거죠. 또 하나는 벤처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인데요. 일례로 일본정부는 대학창업보육센터에 연간 7조원(7,000억엔) 정도를 투입하고 있어요. 당장은 성과가 미흡하더라도 창업의지를 장려하고 있는 거죠. 우리도 그런 인식전환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이노비즈(기술혁신형)협회에 힘이 실리면서 벤처기업협회와 기능이 겹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노비즈협회는 창업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기술혁신형 기업들의 모임입니다. 몇몇 제조업체를 제외하고는 벤처기업협회와 회원사가 겹치죠. 하지만 규모 면에서는 벤처기업협회보다 훨씬 작습니다. 벤처기업은 창업 초기 기업을 비롯해 중견기업까지 아우르는 만큼 이노비즈 기업을 사실상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혹자는 “이노비즈협회는 독자적인 펀드를 만들어 회원사를 지원하는데 왜 벤처기업협회는 만들지 않느냐”고 질문하기도 하는데 벤처기업협회는 말 그대로 벤처기업을 아우릅니다. 모든 벤처투자조합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데 굳이 펀드를 만들 필요가 없는 거죠. 정부가 모태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우리 협회에서 애쓴 결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벤처기업협회는 이노비즈협회보다는 크고 열린 단체라고 봅니다. 회원사가 다른 만큼 각자 맡은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이노비즈협회와는 상호보완적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입력시간 : 2005/11/20 15:3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