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페라의 진수 여기서 본다

도이치 오페라 베를린 내달 방한국내 오페라 극장에서 느끼는 아픔은 가끔, 이를 오페라의 진수라 여겨야 하는가 하는 자괴감에 있다. 화려한 무대 및 의상, 수많은 등장인물의 필요는 곧 고비용으로 이어진다. 이를 상쇄시킬 방안은 자칫 '무대'의 부재로 연결되기 마련. 물론 열악한 환경을 딛고 선 많은 노력들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고가의 티켓가를 감안할 때 지갑을 열기가 쉽지 만은 않은 게 국내 오페라계를 바라보는 현실이다. 내달 21~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도이치 오페라 베를린의 '피가로의 결혼'은 그 이름값에서 일단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만 하다. 도이치 오페라 베를린은 지난 1961년 창설된 이래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이태리의 라 스칼라와 함께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로 꼽히는 단체. 공연 기간은 4일 간 4회, 티켓 가격은 5만원~18만원 선인데 싼 가격은 아니지만 국내 오페라 무대와 비교할 때 그리 큰 차이는 없다. 이와 함께 한국인 프리마돈나 신영옥이 주인공 수잔나 역으로 더블 출연(21ㆍ24일)할 예정이어서 국내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오페라 중 하나다. 알마비바 백작이 이발사 피가로의 약혼녀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어 봉건시대의 악습으로 알려진 '초야권'을 부활시키려 한다. 이에 백작의 마음을 돌리려는 백작 부인의 재치와 위기를 모면하려는 피가로-수잔나 커플의 기지가 더해진다는 내용. 이번에 공연될 '피가로의 결혼'은 지난 2000년 타계 직전까지 20여년 간 이 오페라단을 이끌었던 총감독 괴츠 프리드리히의 연출작이다. '현대 오페라 연출의 거장'이라 평가 받는 괴츠 프리드리히는 이 작품을 그의 대표작으로 자선한 바 있다. 작품 전체의 내한인 만큼 입국 규모도 상당하다. 모차르트 전문가수, 오페라단 전속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스탭 등 총 140여 명이 입국한다. 무대와 의상 수송에만 컨테이너 7개가 소요될 정도. 국내 관객과 일본 관객들을 중심으로 한 예매 움직임도 활발한 편. 해외 유명 오페라극장이 제작한 작품 전체의 내한은 이태리 라 스칼라 극장의 '투란도트'(88년),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의 '살로메'(93년) 이후 10년 만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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