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기승을 부리는 악성 댓글(악플)이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악플’로 확산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뉴스에 댓글을 붙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자 모바일 악플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기사의 경우 포털사이트에는 불과 두세 개의 악플이 달리는 반면 휴대폰 무선 인터넷 뉴스에는 무려 30여개의 악플이 게시될 정도다. 이런 악플은 대부분 욕설에 가까운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모바일 악플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은 SK텔레콤만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댓글을 허용하고 있지만 다른 이통사도 여기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KTF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LG텔레콤은 뉴스 댓글 기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LG텔레콤이 뉴스 댓글을 허용할 경우 악성 댓글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욕설 등 특정 단어를 금칙어로 정해 ‘하트’로 표시되도록 하는 등 악플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글자도 하트 표시로 나타나는 오류가 발생하는데다 단어를 교묘하게 조합해 욕설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런 추세라면 휴대폰 댓글은 인터넷 댓글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양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휴대폰에서 아이디(ID) 역할을 하는 닉네임을 수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무책임한 악플을 부추기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인터넷에서 댓글을 남기려면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후 아이디를 제시해야 하는 반면 휴대폰 무선인터넷 뉴스 댓글의 경우 5글자 범위 내에서 닉네임을 만들면 된다. 더욱이 언제라도 닉네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익명성이 확실하게 보장된다. 인터넷보다 훨씬 자유롭게 악플을 남길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특히 휴대폰 댓글의 경우 인터넷 댓글과는 달리 공론 형성을 위한 창구 역할도 기대하기 어렵다. 휴대폰으로 댓글을 입력하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오타가 많은데다 글자 수도 40자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는 “휴대폰 댓글의 경우 익명성이 더 보장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휴대폰이 악플로 넘쳐 흐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