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조선업계뿐 아니라 플랜트ㆍ중공업ㆍ건설업계를 대상으로도 제품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후판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는 포스코가 고압적인 마케팅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친화적인 시장방어 정책을 펴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말 국내 11개 주요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체의 플랜트 설계 전문가와 구매담당자 30여명을 초청해 제품설명회를 겸한 워크숍을 열었다. 포스코는 이 자리에 판매, 수요 개발, 제품 서비스, 기술연구원 등 후판 관련 전 부서 직원들을 참여시켜 기술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플랜트 산업이 요구하는 강재의 성능과 개발 방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포스코가 이 같은 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19일과 20일에는 교량 등 대형 구조물 건설에 강점을 지닌 건설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워크숍을 열어 건설 프로젝트 정보를 얻는 한편 건설ㆍ철강업계 협의회 구성방안 등 동반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이밖에도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조선용 후판 수요가들의 의견을 듣고 제품 공동개발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태도 변화는 올해 후판 시장에 처음 뛰어들며 연간 101만톤을 판매하겠다고 나선 현대제철과 최근 연산 150만톤 규모의 당진 신공장을 준공한 동국제강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포스코는 올 11월 광양제철소 내에 연산 200만톤 규모의 후판 신공장을 준공할 계획이어서 내년 이후의 경쟁환경 변화까지 고려하고 선제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전에 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놀라고 있다"면서 "조선에 이어 플랜트 및 건설업계에 대해서도 고객친화 마케팅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이 같은 적극적인 경쟁 참여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공업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변화가 철강업계 전체의 고객서비스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는 철강 수요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해 약 726만톤의 후판을 생산하고 431만톤가량을 수입했다. 올해는 생산량이 859톤가량으로 늘어 수입량이 386만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11월 연산 200만톤 규모의 광양 후판 신공장을 증설하면 내년에는 수입의존도가 대폭 낮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