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들, 올 中企대출 연착륙 시도

우량기업 자금공급 확대… 비우량 기업 대출축소·금리인상 나설듯


국내 주요 은행들이 새해 중소기업 대출의 연착륙을 시도한다. 우량 중소기업에 자금공급을 집중하는 반면 경영실적 개선 기미가 없는 비우량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축소나 금리인상, 선별적 만기연장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자금조달ㆍ운용계획을 한층 보수적으로 세우고 만약의 자금난에 대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대출공급 목표치(순증액 기준)를 지난해보다 9%(약 3조원)가량 줄인 29조원선으로 계획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국내 산업계의 자금경색을 막기 위해 대출 만기연장, 금리인하, 보증부대출 확대 등의 비상조치를 단행해 지난해 중소기업들에 32조원 안팎의 자금을 공급했지만 올해부터는 기업 자금공급 규모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처럼 무조건적인 중소기업 자금지원이 어려울 것"이라며 "경제가 점차 정상 수준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프트랜딩(연착륙ㆍsoft landing)을 유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측은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대출의 초점이 위기극복을 위한 전방위적 유동성 공급과 100% 만기연장을 통한 자금지원에 맞춰져 있었지만 올해는 방향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새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대비 5%선에 그쳐 올해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인 6.5%(정부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대출자금을 선별적으로 공급해 주로 우량 중소기업이나 신성장산업 부문 기업, 녹색산업 부문, 실적개선 업체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새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도 각각 전년 대비 7%, 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은행들 역시 대부분 새해 중소기업 자금공급 목표를 명목GDP 성장률 수준 이내로 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가 가진 자원 및 역량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우수고객 기반확대 영업에 힘쓰겠다"고 밝혀 중소기업에 대한 선별적 여신전략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은행들은 비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리스크를 감안한 적정 프라이싱(가격책정)으로 순이자마진(NIM)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부실 우려가 높은 차입자에는 그만큼 높은 금리를 받아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하나은행도 "적정 프라이싱 관리를 통해 NIM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워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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