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0.22%포인트가량 급락했다. 연내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 더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떨어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지는 등 채권시장이 초강세를 보였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2%포인트 하락한 2.97%에 장을 마쳤다. 또 단기물인 국고채 1년물과 통화안정증권 1년물 역시 각각 전날보다 0.22%포인트, 0.23%포인트 하락한 2.99%, 2.98%에 거래를 마쳤다. 중∙장기물인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역시 전날보다 0.24%포인트, 0.22%포인트 하락하며 각각 3.07%, 3.29%에 장을 마감했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 국고채 금리가 미리 하락하는 등 시장에서 먼저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는 시장에서 예측하지 못한 가운데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0.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갑작스럽게 인하되면서 시장에서 쇼트커버링이 발생하며 국고채 단∙중기물과 기준금리의 역전현상이 나타났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더 인하하겠다는 전망이 강해지면 국고채와 기준금리의 역전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앞으로 한두 차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채권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경기진단과 관련해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 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 언급하는 등 부정적 견해가 강하게 피력됐다”며 “통화 당국이 선제적 조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의도가 강한 만큼 연내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하되며 이에 따라 장기물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 역시 “통화 당국이 기존 강조했던 기준금리 정상화 정책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스탠스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연내 한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이며 채권시장이 원하던 형태로 통화정책이 변화하면서 수급 측면에서 수익률 하락을 부추기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