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랠리’ 기대감 고조

증시에서 연말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데다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고 수급도 호전되고 있는 등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국내외 여건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증권사들은 연말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300 안팎으로 일제히 올려잡고 있다. ◇하락 하루 만에 반등=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24포인트(0.68%) 오른 1,226.71을 기록, 하락 하루 만에 반등하며 1,220선을 다시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유가하락과 미국 증시 상승에 힘입어 전날보다 소폭 상승한 상태로 개장한 뒤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불안 심리가 작용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5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6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고 개인도 1,148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기관이 1,39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증시가 기간조정을 거쳐 재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옵션만기를 맞아 프로그램 매도가 우려되지만 기관이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 증시 안정ㆍ수급 등 여건 탄탄=증권사들이 연말 랠리를 전망하는 근거는 크게 네가지다. 미국 주식시장의 안정, 기관ㆍ외국인에 의한 수급 개선, 견조한 기업의 펀더멘털, 연말에 주로 올랐던 과거의 경험 등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미국 증시는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과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완화 등으로 연말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의 동조화가 강화된 상황에서 미 시장의 주가 상승은 신흥시장의 연말 랠리를 예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미국 주식시장은 허리케인으로 인한 고유가 및 이에 따른 인플레 및 금리인상 우려로 불안정했고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조정을 야기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9월 고점 기준보다 12%가량 하락했고 미 금리 역시 예상대로 인상돼 미국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선 것도 연말 랠리를 낙관적으로 보게 하는 요소다. 비록 이날 외국인들이 540억원을 내다팔았지만 매도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정석 세종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되면서 수급불안감이 해소되고 있다”며 “아직 방향성을 예측하긴 힘들지만 외국인이 설령 매도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그 강도는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한국 증시는 높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본투자수익률, 경기회복 등을 이유로 미국과 영국 투자가들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도 이날 “한국 증시가 기술적으로 이중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했다”며 “향후 수주 동안 1,160~1,300포인트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IT, 운송 등 실적 모멘텀 종목에 관심을=통상적으로 11월은 내년에 대한 기대감과 실적 우량주에 대한 재평가가 나타나는 시기적인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 및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연말 IT 수요의 선행지표인 미국의 9ㆍ10월 소비활동이 허리케인 여파에도 견조했고 재고 동향도 최저 수준”이라며 “향후 IT 제품가격의 반등 및 설비투자 개선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IT업종이 시장 전면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화약세가 예상된다며 기아차ㆍ한국타이어 등의 수출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했다. 임정석 리서치센터장은 “운송ㆍ전기전자ㆍ운수장비 등이 4ㆍ4분기 기업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금융업종 중에서는 상승추세 복귀에 따른 모멘텀이 기대되는 증권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