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람이 미래다] 롯데, "다양성에서 창의 나온다" 성별·세대 차별 철폐

지난 1월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입문교육을 받은 2013년 하반기 신입사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지난해 10월 진행된 롯데그룹 육아휴직 복직자 교육 참가자들이 각자의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4월 "사내에서 모든 차별을 없애라"는 특명을 내렸다.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진 인재들이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미래의 시장 변화에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인식에서였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성별·문화·신체·세대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롯데그룹 다양성 헌장'을 제정하고 인재 육성·창의적인 조직 문화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을 철폐한다는 경영 방침을 명문화한 것은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 롯데가 처음이다.

다양성 존중 철학은 롯데의 채용 방침에도 반영되고 있다. 롯데는 올 상반기 채용 인원의 40%를 여성으로, 또 전체 인원의 30%를 지방대 출신으로 채용했다. 또 올해 총 4차례의 장애인 특별채용 전형을 별도로 진행했으며 학력 제한을 완화해 고졸 이상으로 지원의 문턱을 낮췄다.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역시 창의적인 인재와 경영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입사원의 경우 합격 발표부터 1년여 동안 롯데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육성 시스템을 거친다. '신입사원 입문교육'은 직장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들에게 기업 본연의 목적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심층적으로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성공적인 직장인으로의 성장을 돕는 과정이다. 이후 '신입사원 팔로업(Follow-Up) 과정'에선 직장인으로서 가장 기초적으로 숙지해야 할 회계·정보보호·윤리·안전 등의 필수 역량을 학습한다.

입사 10개월차가 되면 '신입사원 테이크오프(Take-Off) 과정'을 거친다. 사회 초년생의 티를 벗고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프로정신을 갖춘 직장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 10개월 간의 회사 생활을 되돌아보고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내에서 자신의 비전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후에도 교육은 계속된다. 롯데 인재개발원에선 입사 1년차 직원을 위한 '리스타트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금융·식품·서비스·유통·중화학·건설 등 각 그룹사의 대리~차장급 핵심 인재들을 대상으로 전략·마케팅·재무·해외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부장~이사급은 경영 전반을 이해하고 비즈니스 리더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을 받으며 이후에는 '시니어-EMBA' 과정을 통해 거시적 안목을 갖춘 예비 최고경영자(CEO)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롯데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주재원과 현지 채용인원 등 약 5만여 명이 해외 20여개국의 그룹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롯데는 지난 2010년 '지역전문가(Country Expert) 제도'를 도입했다. 지역 전문가 제도는 앞으로 해외 법인장이나 사무소장으로 파견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 등 롯데가 진출한 지역인 이른바 '브리시(VRICI)'를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선발된 직원들은 해당 국가의 대학으로 파견돼 3~5개월 간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흔히 생각하듯 형식적인 해외 연수 과정이 아니다. 하루 평균 4~6시간의 공식 수업 외에도 2시간 여에 걸친 개인 어학 학습과정이 포함돼 있으며 격주로 주어지는 사회·문화 관련 리포트 제출 등 빡빡한 일정이 이어진다. 고생한 만큼 학습효과도 좋아 참가자들의 호응도 높다. 지역전문가로 선발된 직원들이 아니더라도 롯데인재개발원에서 VRICI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집중적으로 어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롯데는 지난 2010년 개원한 '롯데그룹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통해 롯데의 인재 육성 인프라를 공유하며 협력사의 온·오프라인 교육도 지원하는 중이다. 윤리경영·환경경영과 공정거래법에 대한 이해, 중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업무 역량 향상, 전략경영·마케팅·재무·회계 등 각 직무의 역량 강화, 리더십 강화 등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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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이를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절실해지고 있다"며 "이들이 모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주저 없이 제시하는 조직문화를 키우고, 신사업 발굴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킹맘 챙겨라… 휴가 장려·복직 지원

유주희 기자

롯데는 육아휴직 의무제 등을 도입해 워킹맘의 복귀와 커리어 계발을 장려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도입된 '자동 육아휴직 의무제도'는 워킹맘들이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마음껏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전까지는 신청자에 한해 육아휴직을 쓸 수 있었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부터는 출산한 여직원이 별도 휴직 신청 없이 출산휴가 직후 자동으로 1년간 육아휴직을 쓰도록 개선됐다. 롯데 관계자는 "1년을 채우지 않고 복귀하고 싶은 경우에만 회사의 별도 승인을 받아 육아휴직을 취소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또 육아휴직 후 복직을 돕기 위해 웹기반 학습 시스템인 '톡톡맘(Talk Talk Mom)'도 운영하고 있다. 1년 넘게 업무에서 멀어져 있었던데 따른 두려움을 덜어주고, 복귀 후 빠른 시간 내에 회사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휴직 기간대별로 사이버 재택교육을 받으며 다른 워킹맘들과 업무 정보뿐만 아니라 출산·육아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이밖에 롯데는 지난 8월 육아 휴직자를 위한 복직 가이드북인 '기다립니다. 기대합니다'를 발간했다. 가이드북에는 복직을 위한 준비사항, 남편과의 업무분장 방법, 위탁 육아의 유형별 특징과 장단점 등 워킹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 선배 복직자들의 응원 메시지와 노하우도 함께 담아 복직 예정자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가이드북은 그룹 내 모든 육아휴직자의 가정으로 배달된다.

이처럼 워킹맘을 각별히 챙기는 것은 신동빈 회장의 방침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기다랍니다. 기대합니다' 책자에 실린 메시지를 통해 "직장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러분은 롯데의 가장 소중한 인재들이자 자랑"이라며 "워킹맘 여러분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여성 리더십 포럼인 'WOW(Way of Women) 포럼'도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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