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천덕꾸러기처럼 이리저리 내몰리고 있는 이공계 출신 인재들. 하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경제 10강 한국`도 없었다.
특히 삼성, LG, SK, 현대차 등 내로라는 국내 굴지의 그룹에는 이름만 대면 누구든 알 수 있는 엔지니어 출신 CEO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삼성은 주요 계열사에 재직중인 회장과 사장단 45명 가운데 40%인 18명이 이공계 출신이다.
이 가운데 삼성의 디지털미디어부문을 담당하는 진대제(50) 삼성전자 사장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천재급 인재`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대표적인 인물이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MIT대와 스탠포드대에서 석ㆍ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홍콩의 시사주간지 아시아위크가 선정한 `아시아 밀레니엄 리더 20인`에 뽑힐 만큼 해외도 널리 알려져 있다.
황창규(49) 메모리사업부 사장과 임형규(49) 디바이스솔루션네트워크 총괄 사장도 차세대 CEO로 손색이 없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기동창으로 이윤우 반도체 총괄 사장과 함께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다.
`애니콜 신화`로 급부상한 이기태(54) 정보통신부문 사장과 LCD부문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린 이상완(50) 사장 역시 삼성내 대표적인 엔지니어 CEO 중 한 사람이다. 이들은 각각 인하대 전자공학과와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SK그룹에서는 홍지호(52) SK케미칼 대표가 눈길을 끈다. 그는 SK그룹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차세대 엔지니어 출신 CEO.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홍 대표는 오늘의 SK케미칼이 있기까지 기술분야 수장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90년대초 화학섬유 원료부문을 맡아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해 지금의 SK 유화사업 기반을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 밖에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김동진(52) 현대자동차 사장과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김종은(53) LG전자 정보통신담당 사장도 역시 재계에서 손꼽히는 엔지니어출신 CEO다.
과거의 한국을 지금의 한국으로 변모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해온 이들 엔지니어 출신 CEO들은 최근의 사회분위기를 바라보며 한결같이 `테크놀로지 코리아`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