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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18일] 맥빠진 신성장 펀드
서동철 기자(성장기업부) sdchaos@sed.co.kr
정부가 연초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신성장동력펀드의 마감시한인 지난 15일 관련기관과 투자사들은 자금 조달 성공 여부를 놓고 하루종일 북새통을 치러야 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고 자부하던 투자사 측은 결국 최종시한인 오후 6시까지 돈을 구하지 못해 운영사 선정이 취소되는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국내외 투자시장 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그저 의욕만 앞서 추진하다 헛수고를 초래한 셈이다.
당초 그린산업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출범했던 신성장동력펀드는 지난 3월에 3곳의 펀드 운용사를 선정해 이달 중순까지 모두 5,0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해 기업 지원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번에 좌절의 쓴맛을 본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의 경우 기술거래소 출자액 200억원 외에 펀드 결성을 위해 1,800억원의 자금을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구해와야만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시원찮아 예정됐던 자금을 투자 받기 쉽지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솔직한 얘기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예상됐던 당연한 결과라며 정부가 처음부터 현실을 외면한 채 실적 쌓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펀드 기획당시부터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에 실패할 수 있으니 정부 출자 비중을 높이거나 결성금액을 낮춰 운용사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예산 확보 등의 이유로 쉽지 않았다”며 “펀드 설립 때부터 무산의 가능성을 안고 있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펀드 결성의 실패가 운용사의 능력 부족뿐만 아니라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도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신성장펀드 실패로 자금 조달에 목말라 하는 녹색기업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됐으며 일선기업들도 투자일정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LED, 태양전지 등의 녹색성장 관련 기업들 4곳을 접촉해 펀드 설립 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었다”며 “다시 컨소시엄이 결성돼 후임 운용사가 이들 기업에 투자하더라도 업체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을 위해 두달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성장산업은 지금 피말리는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안이한 정책 추진 탓에 애꿎은 기업들만 투자에 실기하게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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