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 뒷받침안되면 '장밋빛' 그칠수도

■ 균형재정 추진 의미·전망대선등 재정수요 급증 내년 稅收감소 확실시 '과연 가능할까.' 기획예산처가 내년부터 적자국채 발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힌 것은 균형재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국민의 정부가 출범 후 내걸었던 약속이다. 예산처가 보고한 대로 균형재정이 이룩되면 우리 경제는 또 하나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건전재정을 통한 안정적 성장기반 확보가 그것이다. 그러나 과연 균형재정이 달성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내년 세수여건이 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빠지는데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와 대통령선거 등으로 재정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균형재정 가능할까 물론 내년 국내외 경제여건만 보면 괜찮다. 미국 등 세계경기가 회복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고 보면 국내경기도 좋아질 것이다. 특히 수출이 늘어나면 내수에 의존했던 국내경제 성장의 질이 한층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호경기가 이어진다면 국가 세입이 늘어나 균형재정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다. 그러나 세입과 세출만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입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반면 세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세입 부문이 더 문제다. 세외수입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호전에 따른 세수증대 요인이 있음은 분명하다. 문제는 세수증대가 세입감소를 커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 긴축예산 편성 불가피 들어오는 돈은 적고 쓸 곳이 많은 상황에서 균형재정을 이루려면 씀씀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장승우 기획예산처 장관이 밝힌 '과감한 세출구조조정을 통한 균형재정 달성' 의지는 정부 예산의 대폭 삭감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예산을 깎으려면 재정과 예산의 배정ㆍ집행에 대한 공감대와 재정의 원칙과 규율확립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예산처가 밝힌 대로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등 과감한 세출구조조정이 이뤄지려면 고통 감내는 정부 부처는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그대로 파급된다. 사회보장성 예산 감소도 예상된다. 또 각종 비과세와 세액감면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세입기반 확대를 위한 과표 양성화, 음성 탈루소득 색출 등에 따른 자영업자와 의사ㆍ변호사 등 고소득 계층에 대한 세원관리 강화도 점쳐진다. ■ 경기회복에 달렸다 정부가 일반회계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처음 발행한 것은 지난 98년. 외환위기와 함께 출범한 국민의 정부 초기에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적자국채 발행을 독려할 정도였다.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동원됐던 적자재정의 원대복귀 목표 시기는 당초 오는 2006년.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면서 정부는 적자국채 발행규모를 줄이면서 균형재정 달성시기를 2003년으로 앞당겼다. 하지만 반짝 호경기가 끝나고 그해 하반기 후 다시 경기가 침체되고 특히 미국까지 불황국면에 접어들자 정부는 2003년 균형재정 달성약속을 사실상 포기했다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자 이번에 균형재정 달성목표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 균형재정 목표가 수차례 수정됐던 점은 내년 균형재정 목표도 결국은 경기회복에 달렸음을 말해주고 있다. ■ 국가채무는 그대로 외환위기 전 외국인 투자가들이 꼽았던 한국의 투자매력 가운데 하나가 '재정 건전성'이었다. 정부가 목표한 내년도 균형재정은 일반회계에 국한되는 것이다. 즉 거둬들인 만큼만 쓰겠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후 정부는 매년 거둬들인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아 국채를 발행해왔다. 일반회계 적자의 누적규모는 2조원. 문제는 균형재정으로 복귀해도 외환위기 이전과 같은 수준의 재정 건전성을 인정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가채무는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가채무는 약 122조원. 외환위기 전보다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22.4%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72.5%보다 훨씬 낮지만 외환위기전보다 국가채무나 재정 건전성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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