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최대 소비재기업 P&G 취업 성공기

정선우·정기윤씨 "다양한 경험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 키웠죠"<br>어학연수·외국계 회사 인턴체험·학회활동등 도움<br>학점·영어성적은 기본…꾸준한 경력관리가 중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과거에 비해 인기가 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구직자들의 외국계 기업 선호도는 여전히 높다. 올 초 한 취업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중 7명이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로 해외근무 기회가 많다는 점 외에도 ‘우수한 복리후생과 근무환경’ ‘높은 급여’ ‘개인의 성장가능성’ ‘많은 자기계발 기회’ 등이 꼽혔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 중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가 한국P&G다. 1837년 비누제조사로 출발해 지난해 765억달러(약 77조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답게 P&G는 내부승진제도 등 인사시스템과 교육ㆍ능력개발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조기책임제를 통해 짧은 기간내 전문가를 양성함으로써 ‘인재 사관학교’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한국P&G에 입사한 정선우(28)씨와 정가윤(25)씨는 “개인의 성장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P&G에 끌리게 됐다”며 “입사직후부터 비중 있는 일을 맡다 보니 1분 1초마다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P&G는 인턴사원을 뽑아 두 달간 실무교육을 한 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인턴도 정직원처럼 해당 부서의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한다. 재무기획본부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정선우씨는 “단순한 업무보조를 주로 하는 다른 회사의 인턴십과 달리 자신의 프로젝트를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주인의식과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P&G는 신입사원에게도 중요한 업무를 맡기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게 하는 조기책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SK-Ⅱ’의 마케팅을 맡고 있는 정가윤씨는 “입사하자마자 신제품 론칭 프로젝트를 맡아 마케팅전략 수립에서부터 타깃고객설정, 미디어홍보 등을 수행했다”면서 “잘 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고 업무량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관심분야는 재무(Finance)와 마케팅(Marketing)으로 각각 달랐다. 정선우씨는 재무 전문성을 지닌 경영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지명도 있는 외국계 기업 입사를 목표로 삼은 그는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군대도 카투사로 다녀왔고, 교환학생으로 미국에서 1년간 공부했다. 졸업을 앞두고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인턴생활도 경험했다. 그는 “채용과정이나 실제 근무하면서 느끼는 점인데, 눈에 보이는 어학성적이나 자격증 보다는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리더십과 협동심, 커뮤니케이션 능력, 다양성과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특히 외국계 기업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가윤씨 역시 풍부한 경험을 강조했다. 경영전략과 관련된 학회활동을 하면서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대학 3학년 때부터 경력관리를 시작했다. 6개월간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어학연수와 배낭여행을 겸해 중국에서 반년을 지냈다. 4학년 때인 지난해에는 마케팅 공모전에 응모, 입상도 했다. “학점이나 영어성적 등 기본에도 충실해야죠. 하지만 이런 것은 다들 갖추고 있어요. 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야학봉사활동도 했고,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죠. 여행도 많이 다녔구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취업 준비 자체에만 매몰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해외 근무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P&G도 370여명의 직원 중 90명 가량이 해외근무를 하고 있다. 정선우씨는 입사하자마자 일본P&G로 건너가 1년4개월간 근무하다 최근 귀국했다. 정씨는 “7개국에서 온 신입사원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글로벌한 시각을 갖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 영향을 미치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정가윤씨는 “근무지역이 국내냐 해외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소비자를 보다 잘 이해하는 마케터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해외근무경험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기업문화, 글로벌 네트워크 등 숱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기업에도 단점이 있다. 많은 권한과 책임에 따르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최근 들어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다가 국내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정가윤씨는 “회사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한다”면서 “오히려 직원 스스로 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배움과 성장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선우씨도 “다른 국내기업에서 대리나 과장이 하는 일을 사원이 직접 진행하기 때문에 성취감이 높은 동시에 부담감도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P&G와 같은 회사는 빠르게 일을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열정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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