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추적 IT 이슈] KT-KTF 합병 폐해 없나

'시장집중·설비독점' 논란 예고<br>경쟁위축으로 불공정거래 심화 가능성<br>이동전화시장 소모적 마케팅전 우려도


이석채 KT 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KT와 KTF의 합병작업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집중, 설비독점과 같은 ‘불공정거래’ 문제가 가장 큰 논란거리로 대두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KTF는 상반기내 합병을 마무리짓는다는 일정을 세우고 조만간 합병결의에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5일 이 사장은 서울 KT광화문지사 기자실을 방문, “(유무선통합이라는) 세계 흐름에 뒤처지면 우리나라 전체가 뒤처진다”며 합병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처럼 KT와 KTF의 합병 움직임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시장쏠림 등 합병에 따른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지배력이 월등한 최대 유선사업자인 KT가 2위 이동통신사와 합치게 되면 국내 통신시장의 집중도가 급격히 증가, 사업자간 경쟁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지적이다. ◇정부, 집중ㆍ독점 고민할 듯=정부는 그동안 소비자 이익을 위해 일관되게 반독점 규제(시장집중 해소)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 96년 KT에서 KTF를 분리 설립토록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13년전 결정을 뒤집어야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합병 KT는 전체 통신시장 가입자의 51.3%, 매출액의 46.4%를 독식하는 공룡기업이 된다. 이에 따라 한국 통신시장은 1개 거대사업자와 1중(SK텔레콤), 다수 군소사업자간 경쟁구도로 새로 짜여질 수 밖에 없다. 시장집중보다 더 첨예하게 업계의 반발을 불러오는 이슈는 KT가 통신주ㆍ관로 등 필수설비면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2 유선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약 10년간 5조원 이상의 누적투자에도 불구, KT대비 광케이블은 10%, 관로는 3%에 불과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사업자가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더라도 복제할 수 없는 통신주ㆍ관로 등 필수설비를 KT만이 전국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유무선통신시장 불공정경쟁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ㆍLG텔레콤 등 경쟁업체들은 통신방송시장의 중장기 경쟁활성화를 위해서 필수설비사업자의 유무선간 ‘구조통합’이 아닌 필수설비 ‘구조분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모적 마케팅 경쟁도 우려= 업계는 합병된 KT가 유선시장 지배력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동전화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성장이 멈춘 이동전화시장에서 소모적 마케팅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쟁사들은 “KT가 통신시장 불공정경쟁의 원천인 필수설비와 관련된 인력, 가입자 정보 등을 매개로 이동전화시장으로의 지배력 전이를 꾀할 것”이라며 “지난해 KTF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마케팅전쟁이 또 벌어지면 연간 1~2조원의 이동통신사업자 투자 여력이 소진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KTF는 지분 53%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여서 과거 SK텔레콤-신세기통신 합병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KT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시내망 분리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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