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천천히 두텁게 두는 하네

제2보(17∼37)



강동윤의 흑17과 하네의 백18은 검토실의 김승준이 예상한 그대로였다. 특히 백18은 아마추어들이 기억해둘 만한 행마 감각이다. 귀의 실리를 지키려면 참고도1의 백1로 지켜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 흑은 2로 점잖게 지켜놓은 후에 A의 급소일격을 노리게 된다. 이 코스는 백의 불만. 하네의 백24는 독특한 감각. 보통은 26의 자리에 씌우는 것이 제일감인데 하네는 짐짓 그것을 외면하고 백24를 선택한 것이다. 백24가 놓이면 흑은 25 이하 31로 탈출하지 않을 수 없는데 선수로 백28과 30을 얻어낸 후에 그 백그라운드를 배경으로 하여 백32의 엄습을 한다는 것이 하네의 구상이었다. "천천히 두텁게 두면서 때를 기다리는 하네의 기풍이 여실히 보인 장면입니다."(김승준) 하네는 아버지인 하네 야스마사(羽根泰正)의 기풍을 그대로 닮았다. 아버지도 9단에 올랐으나 메이저급 타이틀은 따지 못했는데 아들은 랭킹1위 타이틀인 기성을 거머쥐었다. 재주보다 수양에 역점을 두는 '인(忍)의 바둑' 스타일은 아버지 그대로인데 나오키는 재주도 겸비하여 대성을 이루었다. 나오키는 1978년생. 수순 가운데 흑27로 먼저 끊은 것은 절대. 참고도2의 흑1에 그냥 젖히면 백은 무조건 2로 끊는다. 백6으로 나오는 수가 성립되므로 흑이 망하게 된다. 흑37로 백대마의 근거를 위협하여 일단 흑이 기분 좋은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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