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공정거래법 개정등 국정현안 처리 18대 국회로 넘어갈듯 민주 "대통령, 국회를 가볍게 생각" 비판한나라 "단독으로라도 제출" 강행 방침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 野, 李대통령 '5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 반대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13일 국정현안 처리를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오는 5월 임시국회 개회 요청에 대해 "국회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현안 처리가 18대 국회의 몫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8대 국회는 5월30일 임기가 시작되며 6월5일 개원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북 김제시의 한 조류 인플루엔자 방역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우리 말을 들으라'는 식으로 사전협의도 안 된 압박을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 대변인도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말로 국회가 움직인다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와 똑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야권을 압박한 상황에서는 5월 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주요 현안 처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최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문제에 대해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한다. 졸속 처리할 수 없다"며 사실상 처리유보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 의회 비준 문제는 미국 측이 아무 변화도 없는데 우리가 섣부르게 의회 (비준안 처리) 절차를 밟으면 (미국 측에서) 재협상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집권당과 정부에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게 최 대변인의 설명이다. 출총제 폐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해서도 최 대변인은 "재벌을 위한 법안"이라면서 "5월이라는 정치적 공백기에 졸속 처리를 해야 하느냐"며 18대 국회에서 논의할 것을 주장했다. 민주당이 5월 임시국회 개최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여대야소로 재편되는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또 자체적으로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임시국회에 임할 물리적 여유가 없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에 대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단독으로라도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겠다"며 강경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그러나 17대 국회의 한나라당 의석이 112석에 불과한데다 자유선진당(9석)과 친박연대(3석), 한나라당 출신 무소속 의원(14석)까지 합쳐도 과반의석에 못 미치는 138석에 그쳐 5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민주당의 도움 없이는 쟁점 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 그나마 선진당은 "상당수 의원이 낙선한 17대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졸속 처리하는 어리석음"이라고 각을 세워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또 친박연대 등과의 연대 역시 불투명하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