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에서는 슈퍼마켓과 편의점업계가 도심 상권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격돌을 벌이고 있다.이에 따라 '24시간 슈퍼'까지 등장하는가 하면 도시락이나 신선식품 등 간판제품을 앞세운 고객 쟁탈전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먼저 공세를 취한 쪽은 그 동안 편의점에 힘없이 밀려났던 슈퍼업계. 수년간 편의점의 영업행태를 연구하며 절치부심하던 끝에 최근 임대료 하락을 틈타 도심 재탈환공세를 펼치고 있다.
슈퍼들은 앞 다퉈 영업시간을 편의점과 똑같이 24시간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도시락이나 반찬류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춰놓고 독신자를 비롯한 편의점의 단골고객을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 편의점들도 도심지역에 아직 남아있는 출점 후보지가 많다면서 정면으로 맞서 싸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식품전문 슈퍼를 운영중인 마루에츠는 지난 7월 신업태인 '프레쉬 플러스'를 도쿄에 선보였다. 이 곳은 편의점의 상품은 물론 신선식품과 야채를 편의점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도심지역은 비록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2~3년내에 모두 30~50개의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장담했다.
또 니시 토모는 고급화를 기치로 이 달 말 도쿄에 식품 슈퍼 1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비즈니스맨이나 직장여성을 주타깃으로 삼아 반찬이나 도시락, 신선식품, 와인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견 슈퍼인 서미토 역시 '오전 0시 이후'를 내걸고 도쿄 19개 점포에서 활발한 심야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슈퍼가 도심으로 대거 유턴하고 있는 것은 지방상권이 과포화에 빠진 데다 대기업의 구조 조정여파로 도심에 유휴건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선 편의점의 대응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세븐 일레븐 재팬은 주력 제품인 도시락이나 반찬거리를 하루 3차례씩 교체하면서 24시간 슈퍼에 대응하고 있다.
미니 스톱도 하반기에만 모두 10여 개의 점포를 도심지역에 오픈 할 계획이다.
미니스톱은 슈퍼에 없는 상품의 구색을 강화하고 간판 상품인 패스트푸드의 매출을 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도심지역의 슈퍼가 적어 아직 채산을 맞출 수 있지만 앞으로 점포수가 많아지면 공멸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