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1일] 존 베이츠 클라크


폴 새무얼슨과 밀턴 프리드먼, 제임스 토빈, 케네스 애로. 노벨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들이다. 여기에 폴 그루먼과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괴짜 경제학’을 지은 스티븐 레빗을 포함시킨다면 답이 이렇게 바뀐다. ‘존 베이츠 클라크(John Bates Clark)’ 메달 수상자. 새무얼슨(93)이 지난 1947년 제정된 이 상을 첫번째로 받았을 때 나이가 32세. 나머지 수상자도 40세 전에 이 상을 받았다. 소장학자를 대상으로 격년제로 시상하는 이 상은 ‘예비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30명의 수상자 가운데 11명이 평균 22년 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젊은 경제학자들에게 꿈의 대상인 이 상은 클라크를 기리기 위해 미국 경제학회가 제정한 메달. 클라크는 영국과 독일에 밀려 변방으로 평가되던 미국 경제학의 수준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미국 경제를 주름잡던 독점 자본가의 이익과 노동자의 저임금을 정당화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1847년 로드 아일랜드주에서 태어난 클라크는 신학을 공부하다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꿔 애머스트대학을 거쳐 하이델베르크대학과 취리히대학에서 역사학과 경제학을 배웠다. 귀국 후 칼턴ㆍ컬럼비아대학의 교수직을 맡았던 그는 1899년 저서 ‘부의 분배’를 출간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사회의 소득 분배는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자유방임시장에서는 누구도 자신이 받고 있는 것 이상의 몫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이론은 자본가들의 환영을 받았다. 정교한 수학 방정식을 동원해 ‘한계생산력 체감의 법칙’을 설명한 그의 논리는 사망(1938년 3월21일) 이전부터 오류가 많은 것으로 판명났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불평등한 소득 분배조차 자연법칙의 결과이기에 정당하다’는 정글 자본주의도 세를 불려가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