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알맹이 없는 안철수 대표의 국회 연설

안철수 의원이 2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자격으로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했다. 연설의 상당 부분은 새누리당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와 기초공천 폐지를 지키라고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이날 연설은 안철수의 '새 정치'는 구호만 있지 알맹이 없다는 시중의 평가를 재삼 확인해주는 것일 뿐이었다. 기업인 안철수에서 정치인으로 변신을 가능케 했고 그의 지향인 새 정치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기를 기대했으나 한마디로 실망스러웠다.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통상 4월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국회를 열어봤자 정치공방으로 일관하며 제대로 된 법안심의와 의결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까지 국회를 여는 데 동의한 것은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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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나라 망신살을 뻗치게 한 원자력방호방재법과 '송파 세 모녀법' 등은 여야 모두 조속한 처리에 공감하던 법안이다. 또 기초연금법 등 '복지3법'과 북한인권법, 한미 방위비분담협정 비준동의안 등은 여야 간 입장차이는 있을망정 민생과 외교를 위해 어떻게든 여야 간 조정을 통해 지방선거 전에 처리해야 할 정책과제들이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야당이 제안한 '송파 세 모녀법' 처리 외에 현안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기초공천 폐지 등 정치 쟁점에 대한 자기주장만 되풀이했다. 이래서야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4월 국회를 왜 열어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 대표는 일자리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이마저 공공 부문 상시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지방선거 공통 공약으로 제시하는 정도였다. 기존 정치와 다른 문법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접근하는 새 정치를 기대했던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한참 모자라 보인다. 안 대표의 말대로 그의 새 정치가 '벚꽃처럼' 스러져버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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