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통상 4월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국회를 열어봤자 정치공방으로 일관하며 제대로 된 법안심의와 의결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까지 국회를 여는 데 동의한 것은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장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나라 망신살을 뻗치게 한 원자력방호방재법과 '송파 세 모녀법' 등은 여야 모두 조속한 처리에 공감하던 법안이다. 또 기초연금법 등 '복지3법'과 북한인권법, 한미 방위비분담협정 비준동의안 등은 여야 간 입장차이는 있을망정 민생과 외교를 위해 어떻게든 여야 간 조정을 통해 지방선거 전에 처리해야 할 정책과제들이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야당이 제안한 '송파 세 모녀법' 처리 외에 현안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기초공천 폐지 등 정치 쟁점에 대한 자기주장만 되풀이했다. 이래서야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4월 국회를 왜 열어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 대표는 일자리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이마저 공공 부문 상시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지방선거 공통 공약으로 제시하는 정도였다. 기존 정치와 다른 문법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접근하는 새 정치를 기대했던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한참 모자라 보인다. 안 대표의 말대로 그의 새 정치가 '벚꽃처럼' 스러져버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