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다음은 시리아?`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28일 시리아가 이라크에 군사장비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강력 비난, 이라크전이 미국과 아랍권 전체의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날 국방부 언론 브리핑에서 시리아로부터 야간투시경을 비롯한 군수물자가 이라크에 반입됐으며 이는 시리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럼스펠드 장관은 이날 경고가 시리아에 대한 군사 행동을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확대 해석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라크 다음으로 시리아에 대해 어떤 식으로 든 `손을 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시리아는 현재 미국이 규정한 `악의 축` 국가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 국무부의 `테러 지원국가` 명단에 올라있는 상황. 게다가 일찍부터 이번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을 `유엔 회원국에 대한 명백한 점령이자 침략`으로 규정, 미국의 비위를 건드려 왔다. 특히 이스라엘의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기 마련인 미국의 중동정책을 감안할 때,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다 골란고원 반환문제와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 등으로 이스라엘과 사사건건 이해충돌을 빚고 있는 시리아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의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또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후 바샤르 알-아시드 시리아 대통령이 “미국이 이라크 지역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바꿔 놓고 있다”고 말하는 등 시리아의 미국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점 역시 긴장을 더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시리아와 함께 이란에 대해서도 이라크에 군사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 이번 이라크 전쟁이 미국과 범아랍계 국가들간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