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매판매가 고유가라는 직격탄을 맞으며 2% 이상 급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8월 소비판매가 전월보다 2.1%나 급감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1년 11월(-2.9%) 이후 3년9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1.4%ㆍ블룸버그통신 기준) 보다도 0.7% 포인트 더 하락한 것이다. 7월에는 소매판매가 1.8% 증가했었다.
소매판매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자동차 부문이었다. 소비자들이 고유가를 피해 차량 구입을 회피하면서 자동차 구매가 12%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GM 등 미국의 자동차업계가 직원 할인가 정책을 중단한 것도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자동차 부문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1%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0.5%)를 웃돌았다. 하지만 판매 증가분의 절반 가량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이를 빼면 실제 증가율은 0.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연료 가격이 상승하고 실업이 증가하면서 당분간 소비 지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드레스드너 클라인보르트 바서슈타인의 케빈 로건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휘발유를 사는데 돈을 많이 써 다른 물건에 대한 구매는 줄이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9월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같이 발표된 8월 산업생산 역시 전월보다 0.1% 증가하는데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을 밑돌았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0.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