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이 5일 지금까지 보험사의 경영행태를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에 비유하며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보험업계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저금리 시대, 보험산업 영향과 과제'워크숍에서 "과거 금리 리스크 가시화를 우려하며 생명보험사의 경영행태를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며 "아직도 보험업계는 저금리ㆍ저성장 위험에 충분한 대비가 돼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저금리 장기화는 보험사의 수익을 감소시키고 지난 1990년대 일본처럼 보험업계의 구조개편을 가져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보험업계가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보험업계가 연금ㆍ의료보험상품 개발과 판매에 노력한다면 시장확대는 물론이고 고령화 문제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저금리 시대, 보험산업 영향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저금리가 계속되면 보험사의 이차(利差)역마진이 확대돼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주장했다. 이차는 보험사의 주된 수익원으로 실제운용수익률과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예정금리의 차액이다. 운용수익이 예정금리를 밑도는 이차역마진 상태에 이르면 손실은 보험사가 떠안아야 한다.
조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국내 영업 중인 23개 생명보험사의 신규자산 이익률을 3.92%(국고채 5년 금리 2.92%+1%포인트)로 정한 뒤 금리하락에 따른 운용수익률을 분석했다. 시중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떨어지면 보험사의 운용수익률은 2012년 4.97%에서 오는 2016년 2.92%로 대폭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는 2013년, 중소형사와 외국사는 2014년부터 이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떨어진 상황이 지속되면 보험사는 더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운용수익률은 2012년 4.97%에서 2016년 1.47%로 급감했고 당기순익도 2015년부터 손실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사는 2013년, 외국사는 2014년부터 이차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현행 금리 수준은 보험회사가 감당할 수 있지만 문제는 지금보다 1%포인트 넘게 낮은 금리가 지속되는 경우"라면서 "최악의 상황에는 일부 보험사의 당기손실이 발생하는 등 보험산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앞으로 보험업계가 맞게 될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영업 측면에서 상품구성을 다양화해 보장성 상품비중을 높이고 유배당 상품의 판매 활성화를 주문했다. 자산운영 측면에서는 안정성을 유지하되 회사채와 해외채권 등 부채 중심 투자를 유지하면서 금리위험을 피하기 위한 파생상품 활용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