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5월 24일] <1704> 솔로몬작전


1991년 5월24일, 세계의 이목이 텔아비브 공항에 쏠렸다. 에티오피아에서 긴급 대피한 유대인들의 도착 때문이다. 호기심은 곧 경탄으로 바뀌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3,700년 만에 이뤄진 검은 유대인의 귀향'이 전파를 탔다. 이들은 누구일까. '잃어버린 부족'이라는 단(Dan)지파'의 후손, 또는 솔로몬과 시바 여왕이 낳은 아들의 후손으로 꼽히던 집단이다. 스스로 마지막 유대인으로 여기던 이들이 19세기에 유럽의 유대인을 처음 만났을 때의 반응. '세상에! 백인종이 어떻게 유대인이란 말이오?' 두번째 놀라운 점은 신속ㆍ치밀한 대규모 이송. 내전 격화로 집단학살 위기에 몰린 검은 유대인을 구하기 위해 미국 유대인들이 3일 만에 3,500만달러를 모아 몸값으로 내고 이스라엘군은 '솔로몬 작전'이라는 이름 아래 총력을 다해 동족을 빼냈다. 점보기와 군 수송기 34대를 36시간 동안 풀가동해 탈출시킨 검은 유대인은 모두 1만4,325명.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760명 이상을 태울 수 없다'는 보잉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1,087명을 탑승시킨 점보 화물기가 돌아왔을 때 엄마 치마에 숨었던 어린이 33명과 기내에서 태어난 신생아 2명을 합쳐 1,122명이 내린 적도 있다. 최신형 점보기의 최다 탑승인원이 581명이라는 점에서 좀처럼 깨지기 힘든 탑승기록으로 꼽힌다. 솔로몬 작전은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모두가 돌아온다'는 모세의 예언이 실현됐다는 기쁨과 자신감을 안겨줬다. '검은 엑소더스' 이후 태어난 2세를 포함해 12만명으로 불어난 흑인 유대인들은 가난과 유무형의 차별 속에서도 이스라엘의 새로운 활력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소총과 선민사상으로 무장한 흑인 유대인 병사와 경찰이 팔레스타인에 유독 가혹하다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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