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갈라져 버린 흑진

제6보(61~80)


빵때림은 30집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빵때림의 위력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 귀에서 얻어낸 빵때림은 그 위력이 10집 미만일 때가 대부분이다. 변에서 얻어낸 빵때림은 그 좌우로 형성되는 세력을 감안할 때 20집 정도의 위력이 있다. 이 바둑에서 이세돌이 얻어낸 빵때림은 천원 바로 밑이다. 그 위세가 사방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역이다. 그 실효는 정말로 30집에 해당한다. 그것을 허용한 보상으로 흑이 얻어낸 것은 하변의 세력인데 이세돌은 그 세력마저도 인정하지 않을 배짱이었다. 백62가 흑의 세력을 지우는 짜릿짜릿한 급소였으니…. “그냥 백이 움직이면 어떻게 되는 거야?” 이지현3단이 막내동생 같은 박정환에게 일부러 물어보았다. 박정환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10을 즉시 놓아보이며 대답했다. “백이 그냥 죽어요.” 이지현도 이 정도의 수읽기는 한눈에 하는 프로다. 어린 박정환의 수읽기 실력을 여럿에게 알리고 싶어서 짐짓 물어본 것이었다. 물론 이 그림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백퍼센트 그냥 죽는 것은 아니다. 참고도2의 백1을 선수로 활용하고 3으로 끊는 수단이 남아 있다. 그러나 좌변쪽 흑은 4, 6으로 살게 되므로 억지로 끊은 효과가 전혀 없다. 이세돌은 바로 그 급소(참고도2의 백1)를 먼저 짚었고 순식간에 백74까지 흑진을 갈라 버렸다. 이렇게 되고 보니 하변의 흑대마가 아직 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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