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식 교육정책’이 속속 학교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초ㆍ중ㆍ고교는 학력평가와 교과내용 개편으로 경쟁체제로 바뀌었고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대학 입시제도도 일부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학업성취도 평가 등 일부 교육정책은 사회적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진행돼 반발도 거세다. 또 일부 사립대학들은 자율화를 명분으로 본고사ㆍ고교등급제 실시 등을 공개적으로 밝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선 "사회적 동의 안 얻은채 강행" 거센 반발
◇대입제도 변화 조짐=최근 카이스트(KAIST)는 내년 입시부터 특목고 등을 제외한 일반계 고교에서 교장의 추천을 받아 무시험 전형으로 입학사정관의 방문면접을 통해 150명을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서울대도 올해에 이어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신입생 선발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특목고 등을 우대하고 성적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해온 대입 관행에 어느 정도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는 MB가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것으로 교육과학기술부 등도 역점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어 제도의 확대가 예상된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도 8일 KTV 정책대담에 출연, “입학사정관 인증제를 도입하고 이들을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경제교육 강화한다=정부는 지난해 역사 교과서 수정에 이어 이번에는 일반사회 교과에 경제 관련 단원을 늘리기로 했다. 교과부는 오는 2011년부터 고교 1학년 일반사회 교과에 경제 관련 단원을 늘리고 중3의 경우 2012년부터 소비자 금융교육 부분을 추가하는 내용의 ‘일반사회 교육과정’ 개정안을 지난 6일 고시했다고 밝혔다.
개정 고시안에 따르면 고1 일반사회는 문화ㆍ정의ㆍ세계화ㆍ인권ㆍ삶의 질 등 5개의 ‘통합주제별’로 돼 있던 단원들이 정치ㆍ경제ㆍ법 등 ‘학문별’로 바뀌면서 ‘경제성장과 삶의 질’ ‘국제거래와 세계화’ 등 경제 관련 단원 비중이 늘어났다. 중3의 경우 ‘국민경제의 이해’ 단원이 ‘일상생활과 경제 주체의 역할’이란 제목으로 바뀌면서 저축ㆍ투자 등 자산 관리의 필요성, 기업과 노동자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다.
◇학력평가 파동 등 일부 부작용도=‘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MB식 교육정책이 학교현장에 접목되면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학업성취도 평가의 오류가 대표적인 예로 교육당국은 이로 인해 학부모들의 신뢰를 모두 잃었다.
또 일부 사립대학들이 대학 자율화를 악용해 정부조차 용인하지 않는 특목고 우대 등 고교등급제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 “요즘 대학들이 뽑는 것을 보니까 특목고 위주로 뽑는 면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이 자율화라면 자율화를 안 하는 게 낫다. 자율화는 상당한 공론을 거쳐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대통령의 교육철학을 학교현장의 정책으로 실현 시키기 위해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학력평가 강행, 자율형사립고 일방추진 등 무리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교육정책은 하루 앞을 내다보고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정부는 방향만 제대로 잡아주고 학교 스스로가 차근차근 할 수 있도록 여건만 만들어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