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3대 운용주체 이렇게 뛴다증권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세계적인 경쟁은 소리 소문없이 시장운용 주체들 사이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가 한국의 증권거래소와 경쟁하고, 도쿄증권거래소가 독일증권거래소와 경쟁하는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자스닥과 동경증권거래소가 기업 모시기 경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미 각국의 증권거래소 시장이 상호제휴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시장별 경쟁을 눈앞에 둔 고육지책이다.
증권시장 운용주체 중 맏형격인 증권거래소는 세계적인 경쟁격화를 앞두고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도 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외국인투자가를 끌어들이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파생상품 전문시장인 선물거래소도 세계적인 거래소와의 제휴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쟁에서 우리 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시장통합 논의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시장과 경쟁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시장통합논의에 매달려 시장주체간에 신경전을 벌이며 소모적인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한국증권거래소, 아시아 중심시장(Hub Market)을 목표로 뛴다
증권거래소는 세계 자본시장의 경쟁이 첨예화되는 틈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시아의 중심시장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이용자 중심의 시장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증권시장의 글로벌(Global)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비즈니스 마인드를 고취시켜 경영혁신을 이룬다는 기본방향도 정했다.
증권거래소가 최근 에너지를 집중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24시간 거래체제구축'. 관련당국과 협의를 거쳐 4ㆍ4분기 중에는 야간시장이 개설될 계획이다. 증권거래소는 세계 최고의 24시간 거래서비스 제공기반을 이미 구축한만큼 사이버야간시장이 개설되면 세계적으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시장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를 위해 증권시장의 진입장벽도 크게 완화할 방침이다. 금융기관간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회원제도를 도입해 수요기반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7월들어 거래소시장의 매매에 참여하지만 결제이행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매매전문회원제도를 시행해 중소형증권사의 부담을 크게 줄여놓은 상태다. 또 장외전자대체거래시스템(ATS)이 증권거래소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전자거래중개회원제도도 도입했다.
증권거래소는 다른 나라 증권시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상품의 제공이 필수적으로 보고 주식옵션시장 개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는 3ㆍ4분기 중 유동성이 높은 5개 종목에 대한 옵션시장이 개설되는 것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내년 초에는 미국, 영국 등에서 이미 도입된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ㆍ동경거래소와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전략적 제휴에도 발벗고 나선 상태다.
◇코스닥증권시장, 외국인투자 활성화 주력
코스닥증권시장의 우선 관심사는 제도선진화.
미국 나스닥이 전세계 기술주의 핵심시장이 된 것처럼 코스닥시장도 선진시장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세계증시의 통합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외국인투자가의 투자비중제고. 코스닥증권시장은 외국인투자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외국인에게 공시내용을 즉각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업공시 영문서비스 등 세심한 부분까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선물거래소, 해외제휴강화
선물거래소는 시장주체로 태어난 지 2년 밖에 되지않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개척에 모든 정성을 쏟을 방침이다. 국내 유일의 종합파생상품시장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각종 옵션상품 등 신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선물거래소는 특성상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시장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세계적인 거래소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세계적인 선물거래소들과 업무제휴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물거래소는 오는 2004년 계획대로 코스피200과 옵션이 이관되면 명실공히 국내 유일의 선물거래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