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새 1불… 본격화땐 배럴당 20불선 전망까지6년만에 재개된 이라크 석유수출에 대한 국제원유시장의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민감하다. 국제 주요원유가는 11일 일제히 1달러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브렌트유 1월물이 이날 전장보다 배럴당 1.14달러나 급락, 22.15달러에 거래된데 이어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텍사스산 중질유(WTI)도 1.04달러 하락, 23.38달러까지 내려섰다.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20.69달러로 전날보다 94센트나 떨어졌다.
유가의 이날 하락폭은 원유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뒤엎은 것. 전문가들은 애초 이라크의 완전한 석유수출 재개가 이루어져도 기껏해야 배럴당 1달러 안팎의 낙폭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재개가 성수기인 12월에 이루어진데다 빠듯한 수급상황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섣불렀던 것같다. 6개월동안 20억달러어치의 석유수출이 가능한 이라크로서는 앞으로 1일 최대 60만배럴을 국제석유시장에 내보낼 수있다. 이날 이라크가 터키에 연결된 송유관을 통해 흘려보낸 수출량은 35만배럴. 본격적인 1일 수출량의 절반이 조금넘는 수준인데도 유가는 하룻만에 1달러 이상 수직낙하한 것이다. 물론 이날 유가가 큰폭의 하락세를 보인데는 가솔린과 난방유의 재고량이 8백만배럴에 이르렀다는 미석유협회(API)의 발표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그렇다면 유가하락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유가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강세를 띠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물론 이라크때문이다. 이라크산 원유에는 벌써부터 각국의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서방기업들과 4억달러어치의 원유수출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번 주말께는 아시아국에 대한 석유수출이 있게된다. 우월한 가격경쟁력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산유국들이 배럴당 75센트의 프레미엄을 얹어 원유를 판매하는데 비해 이라크산 바스라유의 프레미엄은 20센트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라크의 수출가격은 공정시장가격으로 인정되고 있다. 각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상 『수출물량한도를 50%-1백%까지 늘려줄 것을 기대한다』는 아메르 라시드 이라크석유장관의 희망이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브렌트유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설지 모른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은 바로 이같은 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김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