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지에 도전하는 ‘산으로 간 펭귄’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8월22일까지 얼음 평지 위에서만 살아오던 펭귄 한 마리가 산으로 간다. 독일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의 다큐멘터리 ‘세상 끝에서의 조우’ 중 한 장면이다. 원래 서식지를 벗어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산으로 가는 펭귄 앞에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 펼쳐질 참이다. 경기 용인의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이영철)는 이 장면에서 제목을 따 온 기획전 ‘산으로 간 펭귄’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에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8월22일까지 선보인다. 백남준이 한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섞어 작업을 한 것처럼 이번 전시는 이른바 순수미술 뿐 아니라 연극, 애니메이션, 무대 연출과 미디어 작업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작품이 뒤섞여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2층 전시 공간 전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토끼굴 혹은 '피노키오'에 나오는 고래 뱃속 같기도 한 독특한 분위기로 완전히 바뀌었다. ‘매드 블루 카펫'(Mad blue carpet)이라는 작가 조은필의 파란색 카펫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안마노 작가의 영상작업을 만난다. 스위스 바젤의 트램(전차) 길을 찍어 조각내고 재구성해 만든 영상은 관객에게 범상치 않은 공간 여행이 시작됨을 알린다. 검은 고무줄로 뒤덮여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공간을 지나면 재난 현장을 방불케 하는 듯 온갖 사물이 널브러진 장면과 만난다. 실제 전시장의 벽체를 뜯어내고 잔해를 여기저기 쌓아놓아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공간을 연출했다. 한쪽에서는 농도 짙은 성적 농담을 담아 만든 작가 유진희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상영중이다. 여러 장르가 뒤섞여 혼란스럽기까지 한 전시는 타이포그래피 작가 김기문의 'R.I.P'(Rest In Peaceㆍ명복을 빈다는 뜻의 관용구)로 마무리 된다. 이 뜯어낸 아트센터의 벽체 잔해를 포장해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코너다. 전시 참여작가 26명은 김도균과 정재철, 박애정처럼 이미 알려진 기성 작가도 일부 포함하지만 대부분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해 미술계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들이다. 작가 선정 역시 '산으로 간 펭귄'의 의미처럼 실험적이다. 관람 무료. (031)201-8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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