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미인주를 찾아라.”
국내증시는 지난 3월17일 저점을 기록한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40%이상 상승,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어닝시즌이 하반기 국내 증시의 방향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발표가 개별기업의 주가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사스(SARS)로 인한 수출피해
▲파업여파 등으로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업종은 예상치를 초과하는 실적발표로 주가 재상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2ㆍ4분기 실적호전된 미인주, 중ㆍ장기적으로는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한 선취매 전략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적호전세 이어갈 미인주 관심=증권사들은 업황이 회복기에 접어들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이 증가할 업종으로 인터넷ㆍ반도체ㆍPCㆍ철강ㆍ조선을 꼽았다.
인터넷 업종은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전자상거래ㆍ광고ㆍ게임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반기 실적개선이 가장 두드러진 업종이다. 다음ㆍ네오위즈ㆍNHN 등 5개 주요종목을 기준으로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90% 증가한 83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실적개선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와 PC업종은
▲전년대비 47.9% 증가한 7조7,200억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PC교체 및 업그레이드 수요 확대
▲휴대폰ㆍ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제품 수요 증가 등의 요인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IT(정보기술) 경기 본격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 증시 주도 업종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철강업종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20% 가량 증가한데 이어 재고조정 노력과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하반기 실적전망도 긍정적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경기회복으로 철강가격 상승추세가 확인된다면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종의 주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종은 지난해 말부터 선박수주가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호전업종으로 꼽혔다. 박준형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업종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는 업종도 눈길=상반기 실적이 뚜렷하게 호전되지는 않았지만, 업황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회복기로 막 진입한 업종도 하반기 실적호전테마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금융주와 음식료ㆍ유통ㆍ비철금속 등 내수관련주를 실적호전 준미인주로 꼽았다. 금융주는 경기회복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과 상반기 랠리에서 소외됐다는 점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됐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금융주가 금리동향보다 내수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IT주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수관련주는 소비심리 바닥인식이 확산과 추가경정예산의 편성ㆍ추가 금리 인하 등 정부의 내수 부양정책이 이들 업종의 업황과 실적회복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전망했다. 남옥진 대우증권 연구원은 “음식료ㆍ유통업종의 업황은 상반기에 바닥을 확인한 상태”라며 “2ㆍ4분기 주가 상승이후 하반기 재상승은 업체별 실적에 따라 차별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기 업종은 투자 피해야=경기 회복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는 여타 업종과 달리 업종 고유의 리스크에 의해 하락하고 있는 업종은 일단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자적했다. 대표적으로 건설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투기억제 정책과 건설경기둔화로 투자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증권은 정부의 강화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본격적인 시행 및 주택수요감소로 하반기에도 건설관련 선행지표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주택건설경기 회복에 의한 건설업종의 실적증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우량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매매에 중점을 두는 것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계업종도 조선부문을 제외한 자동차ㆍ일반산업용 및 특수산업용기계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어, 실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SK증권은 이와 관련 하반기 기계업종은 계절적비수기까지 겹치며 고전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