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朴재정,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조만간 재추진하겠다"

복지부 군기잡기… "부처간 칸막이 더 낮춰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반의약품(OTC) 약국 외 판매와 관련, "도약을 위해 잠시 웅크린 것"이라며 조만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칸막이 론'을 내세우며 OTC 약국 외 판매를 무산시킨 보건복지부를 향해 강하게 경고하며 앞으로 모든 경제정책은 재정부를 통해 조율해야 한다는, 이른바 '군기잡기'에 나선 것이다. 박 장관은 8일 중앙청사에서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OTC 약국 외 판매 무산과 관련해 복지부의 일방적 방침대로 결정되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박 장관은 복지부 결정에 대해 "취임 바로 다음에 나왔고 그것도 언론을 통해 알게 돼 내용을 잘 모른다"며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도 "좀 더 멀리 도약하기 위해 웅크려서 기를 모으고 있는 과정으로 이해해달라"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의약품 재분류를 위한 아주 어려운 논의에 들어가는 만큼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약품 재분류 작업을 통해 되도록 많은 약을 가정상비약으로 분류하려는 재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복지부 간의 신경전이 사실상 'OTC 2라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아직도 남아 있는 부처 간 칸막이를 더욱 낮추고 주요 경제 현안에 하나의 팀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각 부처마다 자기논리ㆍ모범답안ㆍ족보가 내려오는데 지금은 넓은 눈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칸막이 타파를 강조했다. 칸막이 문화 타파 해법으로 박 장관은 "좀 더 털어놓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며 "용광로 같은 데서 토론은 치열하게 하고 잘 녹여주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야구광이기도 한 박 장관은 재정부의 역할을 포수에 빗대어 설명했다. 박 장관은 "안방마님으로 살림꾼인 포수가 수비위치도 조율하고 투수도 리드한다"며 "대통령이 감독이고 재정부는 포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패스트볼(폭투) 같은 결정적 실책이 없도록 몸을 던지다 보면 체력이 많이 소모되지만 재정부 소명에 비춰볼 때 그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반성장 정책에 대해 박 장관은 채찍보다는 당근이 필요하다는 신바람 논리를 내세우며 무작정 대기업을 윽박지르는 것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가 개혁할 때 개혁대상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면 겉으로는 순응해도 단발성으로 끝날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은 신바람 문화가 있어 잘한다, 잘한다 하면 열심히 한다. 손가락질 하면 배 째라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통합 관점에서 '쟤들과는 같이 할 수 없어'라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하는 게 효과 측면에서도 좋다. 한두 번 만나 모든 것을 다 신상털기 비슷하게 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