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기자의 눈] 정치는 어디로 갔나

- 장덕수 정경부기자『현 여야 지도부는 국민도 국가도 없습니까. 군사작전같은 맞대결과 고소고발이 정치를 대신하고 있으니 이건 정말 큰 일입니다』 국민회의 중진급 P의원은 지난 22일 특검제도입여부와 새로 불거진 그림로비의혹으로 한치 앞으로 내달 볼 수 없는 정국상황에 대해 『도대체 정치는 어디 간 겁니까』라며 한탄했다. 국민회의 공신중의 한 사람으로 평소 개혁전도사를 자처해 온 P의원은 정국경색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집권여당인 국민회의의 정국대처방식을 꼽고 이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한겨레신문 제소부터 시작해서 현 지도부가 정국 경색을 풀기 위해 한 일이라곤 고소·고발 밖에 없습니다. 이래가지고 정국을 선도하는 집권당이랄 수 있습니까』라며 당 운영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실제 국민회의는 한겨레 3·30 보선 50억원 지원설이후 밍크코트 로비, 조폐공사 파업유도설, 그림 로비설 등 야당이나 언론에서 의혹만 제기되면 고소고발 카드를 남발하고 있다. 또 민심의 향배야 어떻든 대통령의 뜻만 일단 정해지면 돌격대마냥 밀어부치기만 했다는 평가다. 국민회의 지도부가 당이 제기한 대처방식을 일거에 폐기하고 대신 청와대 지시에 순종하기 위해 식언(食言)한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한겨레 제소, 김태정(金泰政) 전법무장관 해임, 특별검사제 도입, 조폐공사 국정조사 등 최근 정국 현안이 된 사안 모두가 그렇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국민회의 내부에서조차 현 대결정국의 원인으로 여당 수뇌부의 정치력 부재와 청와대의 강경일변도 대응방식을 꼽는다. 소속의원은 물론이고 중하위 당직자들 입에서도 혀를 차는 소리가 연일 끊이질 않는다. 『최고 통수권자의 의지가 다르더라도, 또 진실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정치는 모름지기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한다』며 『청와대의 언로가 막힌 것은 사람을 바꾸면 될 터이나 당의 무기력과 정치력 부재는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하는 P의원. 그의 표정은 무척 어두워 보였다. /DSJANG@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