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거스타 인근 주민들 "마스터스 때만 같아라"

주차장·관람석 제공등 다양한 돈벌이로 '짭짤'


“마스터스토너먼트는 우리에게 아주 짭짤한 돈 벌이 기회다.” 시즌 첫 메이저 골프경기로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마스터스가 대회장 인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주민들에게는 ‘한몫 단단히 잡는 대목’이었다. 2008 마스터스토너먼트 최종일 경기가 펼쳐진 지난 14일(한국시간). 첫 조가 출발하기 2시간30분 전인 현지시간 오전8시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 길 건너편 주택가에서 자신의 집 앞에 ‘주차 가능 하루 20달러’라고 쓰인 팻말을 세우고 있는 로이드라는 20대의 한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매일 이맘 때 팻말을 세우고 지나가는 차들을 불렀다”는 그는 “연습라운드가 시작된 월요일부터 매일 30대 정도씩 주차비를 받았다”며 “최종일인 오늘까지 비슷한 수입을 올리면 일주일 동안 총 4,200달러를 손에 넣게 될 것”이라고 즐거워했다. 그는 이어 “사실 관람 의자를 홀 옆에 갖다 놓고 한 개에 하루 50달러씩 자리값도 받아 챙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회 주최측은 경기 관람객들을 위해 오전8시에야 문을 열지만 자신은 새벽4시쯤 의자를 가져다가 그린 가까이에 놓고 온다는 것. “골프장 주변에 주민들만 아는 샛문이 있다”는 것이 로이드의 설명이다. 대회 주최측이 매 라운드가 끝난 뒤 코스에 있는 관람 의자들을 모두 치우지만 매번 이른 아침부터 수 많은 관람 의자들이 그린 주변에 몇 겹으로 배치되어 있는 이유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그는 “보통 자신의 이름이 쓰여져 있는 의자를 한 개씩 가져다 두고 자리값을 받지만 간혹 여러 개 배치해서 돈을 챙기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듣고 경기 도중 그린 주변 관람 의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타이거 우즈의 2005년 칩인 버디로 유명한 16번홀과 11번홀 그린 및 12번홀 상황이 잘 보이는 아멘코너, 또 18번홀 그린 주변에는 같은 명함이 꽂힌 의자가 3~4개씩 몰려 있기도 했다. 의자를 둘 수 있는 앉는 장소(seating area)가 따로 구분되어 있고 남의 물건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 미국인 특유의 정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듯했다. 로이드는 “주민들이 마스터스 기간 동안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며 그 밖에도 다양한 돈벌이가 있음을 시사했지만 “더 이상은 말할 수 없다”며 딱 잡아뗐다. 집을 통째로 빌려주는 것은 물론 음료수와 관람 배지를 담아 목에 거는 홀더(Holder)를 파는 작은 일 외에도 쉽게 상상하기 힘든 뭔가가 있는 듯했다. 로이드의 집 근처에서 온갖 몸짓으로 열심히 주차 손님을 부르던 50대의 한 여성은 “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주차를 유도하고 돈을 받는다”고 했다. 한편 이번 대회 기간 중 골프장 앞 주택에는 벌써 2009년 대회 기간 주택을 임대한다는 간판이 내걸렸다. 유명 기업이나 스포츠 마케팅 업체 등에서 빌리는 대규모 주택은 일주일 임대에 1만~1만5,000달러씩이라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선수들이 빌리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집은 임대료가 그보다는 낮다.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ㆍ신한은행)는 경기 시작 전 일요일부터 최종일인 일요일까지 8일 동안 방 4개짜리 주택을 5,000달러에 빌려 썼다는 것이 부인 김현정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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